김광일 MBK 부회장, 고려아연 주총 앞두고 주주서한…전문경영인 체제 전환해야

이는 오는 23일로 예정된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은 9일 발송한 주주 서한에서 "고려아연의 기업지배구조에는 분명히 문제가 있고 우리 모두 그 문제가 무엇인지 이제는 잘 알고 있다"며 "힘들지만, 저희 1대 주주 그룹과 함께 이 문제를 헤쳐 나가자"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장형진 영풍 고문을 중심으로 한 장씨 가문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이끄는 최씨 가문 간의 75년 동업 체제에서 고려아연이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려아연의 오늘이 있기까지 두 가문의 비전과 헌신이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고려아연의 성장을 가로막는 제약요인"이라고 지적했다.

MBK파트너스는 두 가문이 이사회에만 참여하고 회사 경영은 전문 경영인이 맡는 체제가 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최 회장에게 예속된 이사회가 전면 개편돼야 한다"며 자사주 공개매수, 일반공모 유상증자 시도 등을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주주들에게 피해를 준 사례로 제시했다.

또 MBK파트너스는 최 회장 재임 기간 이뤄진 투자 건들에 대한 의혹 진상규명과 손해회복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1대 주주로부터 신임을 받지 못하는 최고경영자(CEO)를 둔 기업은 정상 경영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MBK파트너스는 주주들에게 임시주주총회에서 최 회장 가족회사인 유미개발이 제안한 집중투표제 도입 정관 변경안에 반대표를 행사하고, 자신들이 추천한 이사 후보 14명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부회장은 "고려아연의 장기적인 발전, 주주가치의 증대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려아연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노동조합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의 삶과 그 가족의 가치 존중과 배려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주주 서한 발송은 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 경영진 간의 갈등이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더욱 첨예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주주들의 반응과 임시주주총회 결과가 고려아연의 미래 지배구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