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석 달간 국내 주식 ‘16조원’ 던져···채권은 매수

투데이코리아 - ▲ 한국거래소 전경.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시장에서 석 달간 순매도한 것과 다르게 한국 채권은 사들이며 대조적인 모습을 나타냈다. 다만, 최근 유입된 채권 자금에 단기 차익 거래 목적이 상당부분 섞여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조만간 순유출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은 석 달 연속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석 달간 순유출 금액은 약 115억9000만달러로, 10월 말 원·달러 환율 기준 약 15조9930억원 가량이다.
순유출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금이 들어온 자금보다 많았다는 의미로, 올해 9월의 경우 2021년 5월(-82억3000만달러) 이후 3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달에도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순유출은 지속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이달 들어 1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9300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빠져나가는 요인으로는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의 불확실성과 국내 반도체 기업의 전망 우려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AI 산업에 대한 버블론이 부각되며 산업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며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무역 갈등 심화에 따른 한국 경기 위축 가능성, 칩스법(반도체 지원법) 폐기 가능성 등이 국내 기업들에 악재로 작용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는 모습과는 다르게 한국 채권은 석 달 연속으로 사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은 지난 8~10월 125억6000만달러 순유입됐는데 이는 10월 말 환율 기준 약 17조3315억원이다.
올해 8월 순유입 규모(54억7000만달러)는 지난해 5월(89억6000만달러)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러한 순유입에 단기 차액거래를 노린 자금이 다수 들어온 영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한은에 따르면, 차익 거래 유인(3개월물, 평균)은 지난 1~7월 12bp(1bp=0.01%p)에서 8월 42bp, 9월 45bp, 10월 56bp로 증가했다.
한편, 차익 거래 유인은 외국인이 달러를 빌려 원화로 바꾼 뒤 국내 채권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뜻한다. 외환스와프 시장의 수급 여건 및 한·미 단기 채권 시장 상황 등의 영향을 받으며, 통상적으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됐을 때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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