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경기 불황에 대출 옥죄는 은행권···건설업 연체 대출, 6개월 만에 2배 ‘급증’

투데이코리아 - ▲ 서울 시내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투데이코리아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올해 건설경기 불황의 여파로 시중은행에서 건설업 관련 대출이 급속도로 부실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불황으로 연체율이 급등하는 동시에 금융당국이 중대재해 발생 기업에 페널티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며 은행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올해 상반기 말 건설업 연체 대출은 총 230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1116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규모로, 6개월 만에 연체 대출이 12000억원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1년 전과 비교해도 연체 대출은 두드러진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상반기 말 5대 은행의 건설업 연체 대출은 총 1272억원으로, 한 해 동안 80%가 넘는 증가율을 기록했다.
건설업 연체 대출 증가의 배경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건설업 불황이 자리잡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 급등과 미분양 주택 증가가 맞물린 결과로 관측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말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건설업 대출채권 잔액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9271억원 감소한 20조1015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도·소매업과 제조업 대출이 1조원 증가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와의 통화에서 “통상적으로 건설업계는 계절적 요인으로 2분기부터 착공과 인력 투입이 증가해 자금 수요가 다른 시기와 비교해 크게 증가한다”며 “지난 2년간 상반기에 건설업 대출 잔액이 증가한 것을 고려해볼 때 건설업계의 자금 경색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향후 건설업 연체는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8일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연간 건설투자가 8.3%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건설경기가 3분기쯤 바닥을 친 이후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지난 5월 예상보다 건설투자가 더 나빠졌다”며 “건설경기가 만약 현재 상황인 -8.3%가 아니라 0%라고 하면 (올해 성장률이) 2.1이 됐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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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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