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지수 일정 수준 상승 땐 액셀러레이터 ETF가 효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발달한 미국에선 파생상품을 활용한 상품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한국 시장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구조의 상품도 활발하게 거래된다.
3일 미국 시장분석업체 CFRA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전체 ETF 가운데 약 40%가 파생상품을 활용한 상품이었다. 10년 전과 비교해 비중이 두 배 늘었다. 수익률 상승폭과 하락폭을 모두 막아놓은 버퍼형 ETF, 기초자산 하루 등락폭을 두 배 이상 부풀려 반영하는 레버리지 ETF, 콜옵션(미리 정한 가격으로 매수할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해 현금 흐름을 만드는 커버드콜 ETF 등이 주로 상장됐다.
한국에서 찾아볼 수 없는 파생형 ETF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레버리지 ETF, 주식시장이 일정 수준 이상 상승하면 옵션을 활용해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액셀러레이터 ETF 등이 대표적이다.
액셀러레이터 ETF는 하락장에선 기초지수와 똑같이 떨어지는 구조다. 기초지수가 1년에 2%보다 낮게 상승하는 횡보장일 때는 수익을 전혀 낼 수 없다. 대신 그 이상 오르는 상승장에선 지수보다 높은 성과를 낸다. 레버리지 ETF와 비교하면 하락장일 때 변동성을 줄이면서 상승장일 때 초과수익을 노릴 수 있다.
주가연계증권(ELS)과 비슷한 구조의 배리어 ETF도 한국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형태다. S&P500, 나스닥100 등 시장 대표지수 2~3개를 기초자산으로 삼는다는 점에서 ELS와 비슷하다. ETF 만기 시점인 1년 뒤까지 기초자산이 모두 30% 이상 하락하지 않는다면 매달 국채보다 높은 수준의 분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기초자산 중 하나라도 30% 아래로 하락하면 가장 크게 떨어진 지수만큼 손실을 보는 방식이다.
미국 시장에서 옵션 ETF가 늘어나는 건 시장 변동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ETF 운용사의 전략도 파생 ETF가 늘어나는 배경이다.
나수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