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업 제도 개선 효과 본격화… 기관 장기투자 확산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6월 증권신고서 제출 기업들은 제도 적용을 받지 않는데도 수요예측에서 이전보다 높은 락업을 확보했다. 하반기 첫 대어로 꼽힌 대한조선은 물량을 받은 기관 61%가 락업을 걸었다. 이는 올해 가장 높은 기록이다. 코스닥에서도 삼양컴텍이 55.3%, 에스엔시스가 30.6%로 규제 도입 전부터 30% 기준을 충족했다.
이들보다 몸집이 작은 아이티켐과 지투지바이오도 각각 15.6%, 18.9%로 이전보다 2배 이상 높은 락업을 기록했다. 지난달 수요예측을 실시한 5월 신고서 제출 기업은 ▲엔알비 0.5% ▲도우인시스 2.7% ▲프로티나 7.1% ▲뉴로핏 9.3% 등이다.
업계에서는 규제 도입 전부터 설정한 내부 락업 인센티브 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제도 개선 시행 이전에도 락업 기간이나 물량을 늘리면 더 많은 주식 수 배정을 받는 등 내부적 인센티브가 있었던 상황"이라며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경쟁적으로 공모 주식을 더 확보하고자 하는 움직임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나 연구원은 "상장 당일 주가 변동성이 커도 수익성이나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은 단기 변동성을 극복하면서 우상향하는 기조가 나타난다"며 "제도 시행 이후 하반기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기업들까지 락업을 늘리려고 하면 아예 신규 상장 기업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높은 락업 비율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공식은 여전하다. 전날 종가 기준 대한조선은 10만8700원으로 마쳐 공모가 5만원 대비 2배 수준 주가를 형성했다. 아이티켐도 공모가 대비 92.86% 상승한 3만150원에 마쳤다. 상장 첫날부터 하락했던 락업 0.5% 엔알비는 공모가 2만원에서 1만5300원으로 내렸다.
규제 방향성이 제시된 이후 불확실성이 적은 우량주에 수요가 쏠리면서 상반기와는 정반대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상반기에는 DN솔루션즈·LG CNS 등 대형주가 상장 도중 포기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락업 비율이 높아지는 긍정적 흐름에도 실제 규제 적용을 받는 기업들은 아직 관망세다. 대어 명인제약은 코스피 상장 예비 심사 승인 뒤 지난 2일부터 전날까지 전 직원 하계 휴가를 갖고 최소 인원만 출근했다.
락업 비율이 비교적 낮은 기술특례상장사는 고심이 더 깊다. 지난달 8일 예심 승인을 받은 큐리오시스는 이달 말 이후로 상장 일정을 예상하고 있다. 큐리오시스 관계자는 "규제 적용 첫번째가 되는 일정보다는 다른 일정을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29일 승인 받은 노타는 승인으로부터 2주 이상 간격을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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