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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시장 위축’에 연준, 급선회···9월 빅컷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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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uters ‘美 고용시장 위축’에 연준, 급선회···9월 빅컷 현실화

투데이코리아 - ▲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연설하는 모습이 텔레비전에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위축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금융시장에서 사실상 기정사실로 굳어졌다.

월가에서는 50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하인 이른바 ‘빅컷’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주식·채권·환율·가상자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연준 의장 후보군을 공개하며 통화정책과 정치가 복잡하게 얽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긴급 투자자 노트에서 “7월 고용보고서가 연준의 9월 금리 인하를 정당화할 근거를 제공했다”며 “남은 질문은 인하 폭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릭 라이더 블랙록 글로벌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노동시장이 조금만 더 식거나(a modest build-up of slack in the labor market) 월간 신규 고용이 10만명 밑으로 유지된다면 연준이 인하에 착수할 것”이라며 “향후 지표에 따라 9월 50bp 인하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7만3000명 늘어 전문가 전망치(10만명)를 크게 밑돌았다. 여기에 5~6월 신규 고용은 기존 발표치보다 총 25만8000명 하향 조정됐다.

특히 5월 증가 폭은 14만4000명에서 1만9000명으로, 6월은 14만7000명에서 1만4000명으로 각각 낮아져 최근 석 달간 월평균 신규 고용은 3만5000명에 그쳤다. 지난해 평균 16만8000명과 비교하면 고용 둔화가 가팔라졌음을 보여준다.

세부적으로는 의료(5만5000명), 사회지원(1만8000명) 부문에서만 고용이 늘었고, 제조업 일자리는 1만1000명 줄었다. 연방정부 일자리도 1만2000명 감소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정부효율부(DOGE)가 주도한 공공영역 구조조정이 고용 악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월 대비 0.3% 오르고 전년 대비 3.9% 상승해 시장 전망과 유사했다. 경제활동참가율은 62.2%로 0.1%포인트(p) 하락했다.

이번 고용 충격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도 급격히 비둘기파(완화 선호) 쪽으로 기울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30일 금리 동결 결정 직후 기자회견에서 “노동시장에 하방 위험이 명백하다”고 경고했다.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도 성명을 통해 “연준이 고용 약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Fed Watch)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의 9월 0.25%포인트 인하 확률을 하루 만에 25%에서 79%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압박과 차기 의장 인선 움직임이 더해지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CNBC ‘스쿼크 박스’에 출연해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케빈’(Kevin)이라는 이름을 가진 두 사람과 별도의 두 명을 포함한 4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케빈과 케빈 모두 매우 잘하고 있고, 다른 두 사람도 매우 훌륭하다”며 “4명 중 한 명이 될 것(be the next chair)”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이를 두고 케빈 해싯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지목했다.

이는 현 연준 의장인 제롬 파월에 대해 연일 비난을 이어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언이 경고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앞서 그는 지난 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너무 늦는 제롬 파월은 고집 센 멍청이(stubborn MORON)”라며 “기준금리를 대폭 낮춰야 한다”고 적었다.

또 금리 인하에 반대해 온 아드리아나 쿠글러 연준 이사가 돌연 사임 의사를 밝히자 “기분 좋은 놀라움”이라며 곧 임시 후임을 지명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의장 인선을 앞당겨 ‘그림자 의장’(shadow chair)을 앉힐 여지를 확보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정책 개입이 연준의 정책 신뢰성과 독립성을 흔들 수 있다고 경고한다.

빈센트 라인하트 BNY인베스트먼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은 집단적 의사결정이라는 점이 외부에 잘 이해되지 않을 수 있어 항상 위험이 따른다”며 “차기 의장 후보를 먼저 앉히는 방식은 정책 전환을 더 어렵게 만들고, 대통령의 불만만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고용 충격과 연준의 ‘빅컷’ 가능성은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도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 국채 금리는 급락했고, 달러화 가치는 약세로 돌아섰다.

뉴욕증시는 금리 인하 기대에 반등했지만, 관세 정책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장기화할 경우 불확실성은 더 커질 수 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는 달러 약세와 위험자산 선호 심리로 급등세를 보였다.

시장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의 금리 인하 폭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인선 카드가 향후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고용 쇼크와 정치적 변수까지 얽히면서 미국 통화정책의 향방은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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