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수사본부장 취임식 날 걸려온 보이스피싱 전화…“박성주 씨 되시죠?”

신임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취임한 박성주 본부장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는 사이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박성주 씨 되시죠?”라는 말로 시작한 전화는 카드 발급을 신청했느냐고 묻는다. 이어 걸려온 또 다른 전화에선 발신자가 검사를 사칭하며 “박성주 님 명의의 통장이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됐다”고 통보한다.이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가 28일 공개한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영상에 담긴 연출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피해 예방 영상 5편을 제작해 공개했다.

나머지 4편은 국민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거나 범죄 수법을 재현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보이스피싱에 가장 강력한 범행 수단이 되는 악성 애플리케이션과 구체적인 수법을 몰입감 있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캠페인의 핵심 메시지는 ‘짜여진 각본의 주인공이 되지 마세요’로 정해졌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치밀하게 짜인 시나리오에 따라 진행된다는 점을 강조해 국민이 그 각본 속 피해자가 돼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담겼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1~7월 보이스피싱 발생 건수는 1만4707건, 피해액은 7766억원을 각긱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발생 건수는 25% 늘고, 피해액은 99% 증가했다.

특히 금융감독원이나 검사 등을 사칭하는 기관형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5867억원으로, 올해 1~7월 발생한 피해액의 약 75%를 차지했다. 건당 평균 피해액은 7554만원에 달했다. 기관사칭형 보이스피싱은 전화·문자 등 최초 접근하는 방식이 조금씩 다를 뿐, 결국 검사나 경찰·금감원처럼 정부기관이라며 피해자를 기망한다. ‘범죄에 연루되었으니 무혐의를 입증하려면 자산 검수에 협조하라’라고 속이는 수법이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보이스피싱은 더 이상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청년층부터 중장년층까지 전 세대를 위협하는,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사회적 재난과 같은 범죄”라며 “금융·통신권과 긴밀히 협력해 보이스피싱 범죄 척결에 총력을 다하고, 국민의 소중한 재산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