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가짜 투자앱…‘고수익 미끼’ 해외선물 리딩방 사기 극성
가입 유도한뒤 허위 프로그램으로 돈 가로채
경기지역서 수백억 불법편취 일당 검거하기도
정식 등록 투자자문사 여부 반드시 확인해야
직장인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해외선물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홍보 문구와 함께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대화방에 접속했다. 방 안에서는 여러 참여자가 투자 성과를 자랑하며 인증 사진까지 올렸고, 이에 현혹된 A씨는 이들이 제공하는 투자 프로그램에 돈을 내고 가입했다. 그러나 프로그램은 조작된 가짜였으며, 대화방 참여자들 역시 피해자를 유인하기 위해 꾸며낸 사기단의 ‘바람잡이’에 불과했다.
또 다른 직장인 B씨는 단체 대화방에서 열린 퀴즈 이벤트에 참여했다가 수십만 원 상당의 선물 거래 포인트를 당첨 상품으로 받았다. 포인트를 사용하기 위해 선물 거래 프로그램을 설치한 그는 실제 차트가 구현되고 투자금도 화면에 반영되자 의심하지 못하고 투자를 이어갔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 역시 조작된 것이었고, B씨가 입금한 돈은 대포통장을 통해 사기단으로 넘어갔다.
최근 고수익을 미끼로 한 해외선물 리딩방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처럼 피해 사례들의 공통점은 ‘고수익 보장’을 내세워 리딩방 가입을 유도한 뒤, 정교하게 꾸민 허위 앱이나 투자 프로그램으로 투자금을 가로챈다는 것이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도 피해 사례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경찰도 강력한 단속에 나선 상태다. 지난달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은 해외선물을 미끼로 181명으로부터 207억원을 가로챈 불법 리딩방 일당 43명을 검거했다. 부산경찰청도 금 해외선물을 빌미로 120명에게서 102억원을 가로챈 일당을 적발했다.
증권사 역시 자사 직원으로 속인 리딩방 사기가 잇따르자 주의 공지를 내걸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직원 명의와 사진까지 도용해 투자 사기를 벌이는 경우가 있어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피해를 예방하려면 반드시 정식 등록된 투자자문사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초기에는 수익금을 일부러 돌려주면서 신뢰를 쌓는 경우가 많으므로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정종욱 제이씨엘파트너스 변호사는 “선물 거래는 본래 위험성이 높은데, 범죄자들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나 ‘전문가의 노하우’라는 말로 피해자들을 현혹한다”며 “초기에는 수익 일부를 돌려주는 방식으로 신뢰를 쌓은 뒤 거액을 편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투자자문사가 정식으로 등록된 업체인지, 홈페이지에 사업자등록증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특히 업체명과 입금 계좌명이 다르다면 리딩방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등록일 09:47
-
등록일 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