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물일까 장작일까"…대장주 실적 발표에 쏠리는 눈 [종목+]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8일 오전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 및 연간 실적을 발표한다. 지난해 국내 증시 부진 요인으로 지목됐던 삼성전자가 예상을 웃도는 분기 실적으로 최근 강세를 탄 코스피에 장작을 보탤 수 있을지 주목된다.
증권가에서 최근 삼성전자 실적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가 이를 극복한 잠정 실적을 내놓는다면 국내 증시가 확실한 '1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삼성전자의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고 있는 점은 불안 요소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77조 9494억원,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조5536억원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 추정치(매출액 80조1700억원, 영업이익 11조 549억원) 대비 눈높이가 매출액은 2.77%, 영업이익은 22.63% 낮아졌다.
우호적인 환율 환경에도 불구하고 비메모리 적자 지속과 메모리 부문 수요 감소가 실적을 짓누르고 있는 배경으로 꼽힌다. 여기에 반도체가 부진할 때마다 버팀목이 됐던 모바일 부문에서도 '신작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 이번 4분기 실적을 보는 증권가의 시각이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비메모리 적자 지속으로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3조9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스마트폰도 계절적 비수기와 재고 조정 지속으로 직전 분기 대비 매출액이 16.5%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삼성전자가 환율 효과와 비용 감소 등으로 예상을 웃도는 호실적을 내놓는다면 최근 상승 흐름을 타고 있는 국내 증시를 더 밀어올릴 수 있는 동력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1963조3288억원으로 연초 2147조2239억원 대비 8.56% 감소했는데, 이 기간 삼성전자 시총은 32.79% 급감했다.
지난해 코스피 전체 시총 감소분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84.73%에 달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연초 대비 32.23% 내리면서 코스피 지수도 9.63% 떨어졌던 만큼 지난해 글로벌 증시 대비 코스피 부진의 원흉으로 삼성전자가 지목됐다.
박소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외국인 투자자가 삼성전자 한 종목을 제외하면 국내 증시에서 12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다"며 "여전히 외국인 매도의 70%는 삼성전자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연초 국내 증시의 상승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선 그만큼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이 필수적이라는 얘기다.
올 들어 코스피 지수는 첫 거래일이었던 지난 2일을 제외하고 3거래일 연속 올랐다. 이 기간 지수는 2440선에서 2490선으로 3.88% 상승했다. 코스닥 지수는 올 들어 모든 거래일 강세를 보이면서 연초 대비 5.91% 뛰었다.
삼성전자 주가도 반도체 섹터 저가매수세,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소비자가전전시회(CES) 신기술 발표로 인한 부각 효과, 미국 증시 인공지능(AI) 기술주 강세 등으로 올 들어 4.13% 상승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현 주가 수준이 역사적 저점이라는 점과 올 상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낮은 기저에 따른 메모리 믹스의 점진적 제고 예상 등 실적 하향 리스크가 안정화되기 시작했다"며 "점진적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 부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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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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