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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증시…"실적 눈높이 오르는 종목으로 대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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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장사의 올해 실적 전망치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솟아날 구멍은 있기 마련이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 거꾸로 실적 전망치가 개선된 종목을 찾아 자금을 피신시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적 개선주는 약세장에서도 주가가 상대적으로 선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올해 실적 전망 개선주’ 주목해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있는 441개 상장 종목의 올해 영업이익(금융 관련 업종은 순이익) 추정치 합계는 지난 2일 기준 297조1775억원이다. 3개월 전과 비교해 8.0% 낮아졌다. 1개월 전보다는 1.8% 떨어지는 등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주로 제조업 분야에서 실적 하락 폭이 컸다. LG에너지솔루션 등 ‘전자 장비 및 기기’ 종목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최근 3개월간 28.7% 떨어진 게 대표적이다. LG화학 등 화학 업종(-23.6%), 두산에너빌리티 등 기계 업종(-20.3%)에서도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많이 하향 조정됐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및 관련 장비’ 업종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최근 3개월간 19.5%나 주저앉았다.

모든 종목이 이 같은 흐름을 보인 건 아니다. 최근 3개월간 실적 전망치가 개선된 종목도 있다. 한국전력 등 전력 업종 3개 종목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 합계는 3개월 전 9조8844억원에서 최근 13조4984억원으로 36.6% 높아졌다. 대한항공 등 항공운수 업종 3개 종목(11.8%), 나이스정보통신 등 상업서비스주 10개 종목(8.5%), HD현대마린솔루션 등 조선주 10개 종목(4.8%), RFHIC 등 통신장비주 5개 종목(4.3%)의 실적 컨센서스 합계도 이 기간 차별화된 흐름을 보였다.

○ “증시 조정기에 프리미엄 붙는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증시 전체의 실적 기대치가 낮아질 때 거꾸로 상승 흐름을 타는 종목은 희소성이 부각돼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지난해 상황에서도 이런 점이 잘 드러난다. 2022년 9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3개월간 컨센서스가 있는 상장 종목 423개의 2023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5.1% 하향 조정됐다. 이때 되레 실적 컨센서스가 개선된 109개 종목의 주가는 이듬해 상반기에 평균 25.6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5.37%만 올랐고, 코스닥지수는 3.02%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당시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0% 이상 개선된 종목 43개의 주가는 이듬해 상반기에 평균 31.84% 상승했다.

이번에도 최근 3개월간 실적 개선주는 올 상반기에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증권가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이 가파르게 나타나는 상황일수록 거꾸로 실적 전망치가 개선된 종목은 상대적으로 부각된다”고 했다. 박상현 iM증권 전문위원은 “한국의 내년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역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실적 개선 종목의 주가 프리미엄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 주가 부담 고려해 선별 투자해야

실적 개선 종목을 매수했다고 꼭 이익을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실적 개선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최근 3개월간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10.1% 개선됐지만 이 덕에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46.9배까지 상향 조정됐다. 이는 KRX 헬스케어지수의 12개월 선행 PER(38.7배)보다 높다. HD현대중공업(28.0배), 한화오션(27.1배)도 이들 종목이 포함된 KRX 기계장비지수의 12개월 선행 PER(25.5배)보다 고평가돼 있다.

하지만 밸류에이션 지표와 시장 평균을 단순 비교해 ‘상대적 고평가’ 여부를 기계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한 실적 성장세가 지속되는 기업은 그만큼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실적 개선세가 두드러지는 기업은 12개월 선행 PER이 높아도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며 “다만 이런 기업은 실적 개선세가 꺾이면 주가가 금세 폭락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실적 흐름이 안 좋아 주가가 많이 떨어진 기업도 밸류에이션 매력이 커졌다면 매수를 고려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12개월 선행 PER이 2.0배에 그치는 KRX 유틸리티지수를 비롯해 KRX 자동차지수(4.4배), KRX 은행지수(4.6배) 등이 그런 사례다.

양병훈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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