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한 美 장기채 ETF…추가 상승은 글쎄
올 들어 지지부진하던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반등하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 악화로 국채 금리가 급락(채권 가격 상승)하면서다. 그러나 고물가 우려와 재정 적자 등 구조적 요인이 많아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ETF체크에 따르면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최근 3개월간 2.72% 상승했다. 환노출형인 ‘PLUS 미국채30년액티브’와 고배당으로 변동성을 줄여주는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한 ‘SOL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합성)’은 각각 5.75%, 7.21% 올랐다.
반등 배경에는 미국의 고용 쇼크가 있다.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2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7만5000명)를 크게 밑돌았다. 이에 따라 오는 16~17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Fed가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을 단행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 7월 연 5.0%대를 넘나들다가 최근 연 4.0%대 초반으로 하락했다. 채권 금리 하락은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장기채 ETF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장기채 금리의 추가 하락 여지가 크지 않다고 봤다. 관세 정책에 따른 고물가 우려가 지속되는 데다 미국의 재정 적자가 채권 투자 시 큰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어서다.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 장기채 금리가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이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빅컷 기대는 과도하다”며 “FOMC 이후 시장 금리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흐름 등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연 4.0~4.30%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의 관심은 오는 11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쏠리고 있다. 하성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물가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Fed가 금리 인하에 신중해질 수 있다”며 “미국 장기채 금리가 낙폭을 일부 되돌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맹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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