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일드 채권도 빛 보나…글로벌 자금 대거 몰린다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하이일드 채권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리가 인하되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의 자금 사정이 나아져 하이일드 채권의 부도율이 내려갈 것이란 기대에서다.
24일 금융정보 플랫폼 ETF CHECK에 따르면 ‘아이셰어즈 아이박스 하이일드 채권’(티커명 HYG) 상장지수펀드(ETF)에 최근 한 달 동안 12억160만달러(약 1조6800억원)가 순유입됐다. 미국 채권형 ETF 890개 가운데 일곱 번째로 규모가 크다. 시가총액이 182억6960만달러에 달하는 HYG는 미국 증시의 대표적인 하이일드 채권 ETF다. 또 다른 하이일드 ETF ‘SPDR 포트폴리오 하이일드 채권’(SPHY)에도 같은 기간 3억3620만달러가 유입됐다.
하이일드 채권은 신용등급이 BB+ 이하인 회사채다. 신용등급이 낮은 만큼 연 7%대의 높은 금리를 기대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주식보다 변동성은 낮지만 일반적인 채권 대비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가 주로 찾는다.
하이일드 채권에 주목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건 미국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기대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7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와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인하 전망이 우세하다. 금리가 내려가면 하이일드 채권을 발행한 기업의 부도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이자 비용이 줄면서 기업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이기 때문이다. 하이일드 채권을 주로 발행하는 중소기업일수록 금리 인하 영향을 크게 받는다. 기업 부도율이 낮아지면 하이일드 채권 ETF 수익률은 개선되는 구조다.
미국 하이일드 시장이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된 이후 하이일드 채권 가운데 신용등급이 높은 BB등급 이상 기업이 발행한 회사채 비중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김준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하이일드 채권의 평균 신용등급이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라며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자산을 담보로 한 하이일드 채권 비중도 확대돼 투자 안정성이 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은 하이일드 채권의 최대 리스크로 꼽힌다. 경기 둔화 시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쪽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기업이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경기 침체, 관세 우려 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선 하이일드 채권 중에서도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을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나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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