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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투자하면 1000만원 준다"…주가 60% 폭락 회사 가보니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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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게 낫다는 말이다. 가짜뉴스 홍수 속 정보의 불균형을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해 주식 투자 경력 18년 7개월의 ‘전투개미’가 직접 상장사를 찾아간다. 회사의 사업 현황을 살피고 경영진을 만나 투자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한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 <편집자주>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해 자체 개발한 AI(인공지능) 자동 첨삭 평가 엔진 도입으로 수강생 교육의 질을 높이겠습니다. 교육 콘텐츠도 입시 중점으로 변경해 프리미엄 교육 서비스 업체로 재도약 하겠습니다.”

이동훈 크레버스 대표(1969년생)는 지난 7일 올해 사업 계획을 이같이 밝혔다. 1998년 12월 청담어학원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청담어학원·에이프릴(April) 어학원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교육업체로 2008년 청담러닝이란 이름으로 코스닥 상장했다. 2012년 씨엠에스에듀를 인수해 지금의 사명으로 변경하게 된다. 2013년엔 베트남 에이프릴 어학원을 열었고 중국 공교육 스마트러닝 시장에도 진출했다. 2017년 일본 오프라인 학원 사업 진출과 중국 에이프릴 어학원을 연다. 같은 해 코딩 교육 시장에도 진출하고 영어·수학 중심의 교육 과정을 확장하게 된다. 본사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 521(삼성동 파르나스타워) 21층에 있다.

8만명 학생 품은 크레버스 … “월 40만원이면 하버드대 진학해 영어 대화 충분”

영어·수학·코딩 융합 사고력 유치원 아이가르텐(5세~초2 대상), 초등 영어 사고력 학원 에이프릴 어학원(7세~초6)·바운시(7세~초6/비대면 수업), 고급 영어 사고력 학원 청담어학원(초3~고1), 초등 수학 사고력 학원 사고력관(7세~초6)과 노이지(초1~초6/비대면 수업), 최상위 영재 수학 학원 영재관(초4~중3), 컴퓨팅 사고력 프로그램 씨큐브코딩(초중고) 등이 주요 브랜드다.

지난해 기준 직영 96개, 가맹 226개로 합산 322개 학원이 운영되고 있다. 강남·목동 재원생은 1만2000명, 총 8만명의 학생들이 크레버스의 교육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경민 이사는 “톱3 영재학교 합격생 점유율은 50% 이상이고, 한 달 40만원을 투자해 청담어학원에 3년 정도 다니면 미국 하버드대학교 등 아이비리그(미국 북동부 지역의 8개 사립대학으로 구성된 대학군)에 진학해 영어 대화를 나누는 데 문제가 없다”고 자신했다.

이동훈 대표는 “최근 실적이 정체되어 있는데 입시 중심 교육 과정 변경으로 올해 수강생이 늘 것이다”며 “매출 10% 이상 증가, 영업이익 2배 이상 증가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영어·수학 등 학교 수업을 미리 공부하려는 수요(선행학습)가 점점 늘고 있다”며 “융합 사고력 캠퍼스를 통해 학습 방법 및 진로 적성 분야 파악과 개인 맞춤형 학습·수강 가이드 제안으로 고객 수요에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커리큘럼 개편으로 재원 기간 증가와 학생층 저변 확대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사측은 올봄부터 가맹점에 새 교재를 투입해 교육 역량 강화에 힘쓴다.

글로벌 시장도 놓치지 않는다. 이 대표는 “2020년 베트남 시장을 공략했을 때 125개 센터에서 5만명의 학생들이 우리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했다”며 “당시 영업이익은 40억원으로 효자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 현지 교육기업 끼엔구루(Kienguru)와 손잡고 국내 교육업체 최초로 청담어학원·에이프릴 어학원 등 영어 브랜드를 가지고 현지 공교육 시장에 진출했다”며 “지난달 기준 4개 분점(직영 2개, 가맹 2개)을 열었고 상반기 3개 분점과 유치원 공교육 론칭이 예정되어 있다”고 했다. 라이선스 계약금과 학생 수에 따른 로열티 수입이 기대된다.

또 “중국 메이저 교육기업 신남양과 현지 영어교육 시장을 공략하는데 유아 및 초등 영어 교육 커리큘럼을 운영해 39개 학원(아이가르텐)에서 수업 중이고 내년엔 59개로 늘리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이달부터 에이프릴 프로그램 단계별 클래스가 오픈된다. 내년엔 단일기업 국가계약에서 다기업 지역별 계약 체결을 통해 교육 영토를 넓힐 예정이다. 인도네시아, 대만 등 학구열이 높은 아시아 진출 확대를 염두하고 있다.

AI 자동 첨삭 평가 엔진 도입 … “맞춤화된 학습 로드맵 추천”

비밀병기는 또 있다. 그는 “20억원이 투입된 AI 자동 첨삭 평가 엔진 ‘허밍 버드’를 작년 11월에 개발했다”며 “이를 통해 기존 원어민 인건비가 80% 절감(기존 25억원→8억원 미만)되고 맞춤화된 학습 로드맵 추천으로 학생 이탈 방지와 학부모와 접점인 상담 시스템을 고도화해 수익성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자신했다. 회사가 보유한 재원생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기업 경쟁력이 더 높아질 것이란 계산이다. 특히 영어·수학 등 숙제를 다 풀면 실시간 피드백이 있어야 학습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데 실시간으로 진행돼 교육 능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원어민 강사들이 학생 피드백을 줄 때 평가 방식은 주관적이고 평가량이 한정되어 있는 약점이 있었는데 허밍 버드로 인해 정확한 답을 속도감 있게 줄 수 있다”고 자평했다. 기존에는 첨삭 결과를 받는데 3~5일이 소요됐고 해외 인건비 상승 문제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 특히 “교육업계 첫 AI 첨삭 서비스는 국내시장 안정화 이후 동남아 B2B(기업 간 거래)시장을 공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10년간 축적한 원어민들의 수기 첨삭 데이터를 보유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쓰기 영역에선 학생들이 작성한 에세이, 스토리텔링, 이메일 작성 등 다양한 사례와 해당 수기 첨삭 데이터를 기반으로 항목별 기준을 설정해 재학생 입장에서 기존 수기 첨삭과 같이 정성적 평가가 가능하고 말하기 영역에선 오랜 기간 습득한 동양 어린아이들의 영어 발음과 이를 수기로 번역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화는 높은 정확도를 보장한다는 것이다. 허밍 버드는 1분기 에이프릴 어학원 100% 적용, 2분기 청담어학원 100% 적용, 9월 일부 직영점을 대상으로 AI 첨삭 서비스를 진행한다.

이 대표는 “지금까지는 8만명의 재원생들을 대상으로 원장 및 상담사들이 20~40분씩 전화상담을 진행하고 이를 자료화하기까지 최대 8만 시간이 필요했다”며 “이젠 AI가 재원생 학습 수준을 평가 및 예측해 상담하고 음성 원본을 텍스트로 변환해 상담과 동시에 실시간으로 자료화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학부모 또는 학생과 상담 중 어떤 부분에서 약점이 있는지 핵심 키워드를 찾아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피드백한 후 자료 기록까지 되어 운영 측면에서 시간 효율성이 높아지며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적 측면에서는 AI가 자동 요약을 하면 분점들은 인건비 절감을 할 수 있고 크레버스는 사용료 공유로 수익성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MS와 AI 플랫폼 기술 협력 및 글로벌 공동 마케팅 전략적 업무협약 체결로 날개를 달았다. 크레버스 고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자체 엔진에 MS의 애저 오픈 AI 서비스(Azure OpenAI Service)를 접목해 국내 최초 AI 첨삭 서비스가 빛을 본 것이다. 다른 학원들에게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시장 침투율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고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사측의 주장이다.

최근 5년간 실적을 보면 이익의 질은 후퇴하고 있다. 2020년 매출 1800억원, 영업이익 169억원에서 지난해 (잠정)매출 2282억원, 영업이익 103억원으로 4년 만에 각각 26.78% 증가, 39.05%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공교육 대신 사교육을 찾는 학생이 늘며 2021년 사상 최대 영업이익(312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3년 연속 영업이익이 줄고 있는데 사고력 중심 교육 과정으로 입시에 집중하는 학부모들의 수요를 충분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사측은 교육 과정을 올해부터 입시 중점으로 바꾼다. 크레버스의 수익 구조를 살피면 수강료 약 61.3%, 온라인 16.4%, 교재교구 15.6%, 프랜차이즈 로열티 3.1%, 기타 2.8%, 해외 0.8% 순이다.

2021년 고점 대비 주가 60% 폭락 … “28일까지 보유 땐 1000원 비과세 배당”

주가 또한 하락세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1만5390원으로 당시 호실적을 예고했던 2021년 12월(1일 4만200원) 대비 61.72% 폭락했다. 최근 5거래일 간 하루 평균 2만6833주에 그칠 정도로 시장에서 철저히 소외되어 있다. 금요일 종가 기준 단순 환산 땐 하루 거래대금이 4억1200만원에 불과하다. 코스닥 시가총액(1714억원) 439위로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다양한 카드가 필요해 보인다.

주가 부양책을 묻자, 이 대표는 “작년 상반기 1주당 500원 배당과 50억원의 자사주를 소각했다”며 “이달 28일까지 주식을 보유하면 기말 배당 1000원을 비과세로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통상 배당 소득에는 15.4%의 세율이 적용되고 연간 다른 이자소득을 포함해 2000만원을 넘어서면 종합소득세가 부과돼 최고 49.5%의 세율이 부과될 수 있는데 비과세에 해당돼 개인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100% 온전히 챙길 수 있다.

지난해부터 1년 넘게 크레버스를 1억원가량 투자했다면 총 배당금 약 1000만원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단 배당락도 존재하기에 주가 상승이 되어야만 시세 차익과 배당 차익 두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크레버스의 배당수익률은 2020년 3.98%에서 2023년 12.03%까지 높아졌다. 사측은 올해 실적 정상화의 원년으로 삼고 있어 고배당을 지속한다는 입장이다.

총 주식 수는 1113만8180주로 김영화 회장(지분 14.86%) 외 특수관계인 8인이 지분 24.4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자사주 24.26%, 외국인 1.69%로 유통 물량은 약 50% 정도다. 무상증자 같은 거래 활성화 카드가 절실하다. 고배당 매력에 지난해 말 기준 개인투자자는 약 1만9000명 집계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 136억원, 유형자산 405억원으로 시가총액의 약 3분의 1이다. 부채비율은 426.52%로 높은 편이라 속도감 있는 경영 효율화 작업이 중요한 시점이다.

2020년(코로나 확산)을 제외하면 최근 10년간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늘고 있는 건 호재다. 2013년 23만9000원에서 2023년 43만4000원까지 81.59% 증가했다. 학령아동은 2015년 756만명에서 지난해 611만명으로 줄었지만 학교급별 사교육이 총액은 2013년 19조원에서 2023년 27조원으로 계속 늘고 있다. 브랜드별 수강료 및 교재비는 아이가르텐 (월별)176만1000원, 영재관 50만원, 청담어학원 45만6000원, 에이프릴 어학원 39만8000원, 사고력관 23만5000원, 씨큐브코딩 23만원 순이다.

사측은 본업 강화를 통한 실적 개선에 나선다. 지역 수가제를 고려해 수강료와 교재 등 가격 인상을 하고 교과(EFL)시장에 진출해 입시의 시작인 중등 교과과정 학습을 시작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신규 매출 확보를 기대한다. 일부 직영 점포는 가맹으로 전환하거나 사업부분을 축소하는 조직개편도 단행할 예정이다.

서울대학교 국제경영학과와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이 대표는 1994년 1월 맥킨지 컨설턴트로 사회 첫발을 내딛었다. 3년간 내공을 쌓은 그는 1997년 1월 효성그룹 구조조정팀에 들어가 2년 근무하고 2001년 미국 하버드대 MBA를 졸업한다. 이후 맥킨지 EM, 두산인프라코어 전무이사,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 CEO 등을 거치며 2018년 청담러닝 대표로 교육업계에 오게 된다.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꽃길을 걸고 있는 그는 청춘들에게 어떤 조언을 하고 싶을까. 이 대표는 “젊은 시절부터 대표이사 같은 최고위직을 하고 싶은 꿈이 있었지만 현실은 바늘구멍 뚫기보다 어려운 걸 잘 알고 있다”며 “맥킨지에서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을 보니 그들의 성공 방정식을 연구할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자수성가형이 아닌 외부 출신 CEO가 된다면 창업주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고민했다”며 “그들이 원할 수 있는 경영 감각을 갖추는 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미래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본인이 정확하게 파악한 후 필요한 역량을 쌓는 것에 초점을 맞추란 얘기다. 이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옵션들이 필요하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많은 도전을 해야 본인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재모 그로쓰리서치 대표는 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아 및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데 청담어학원·에이프릴 어학원 등 핵심 브랜드를 육성하며 직영·가맹점 300여개 러닝센터를 보유하고 있어 안정적인 실적이 돋보이지만 최근 4년 연속 영업이익이 줄고 있는 건 아쉽다”고 분석했다. 이어 “매년 이익이 우수해 고배당을 자랑한다”며 “배당기준일이 4월 1일(실제 3월28일 보유)이고 배당수익률도 6~7% 수준이라 단기 매수세도 몰릴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다만 “교육업종의 특성상 국내 매출 의존도(99%)가 매우 높아 해외 매출 확대가 시급하다”며 “베트남·중국 등 해외 시장 공략 박차에도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고 과도한 비용 지출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올해 실적이 최근 3개년 평균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주가 2만원대 회복은 시간문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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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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