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업 추진" 당국 한마디에… 신한증권, 종목담보대출금리 내렸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20일) 신한투자증권은 밸류업지수 구성종목(100개)을 보유한 투자자 중 예탁증권담보대출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했다. 계좌 내 밸류업 지수 주식 비중이 30% 이상~50% 미만이면 적용금리를 연 0.3%포인트 내리고 계좌 내 밸류업 지수 주식비중이 50%를 초과하면 적용금리를 연 0.5%포인트 인하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주식평가금액 1억원어치 계좌 가운데 밸류업 종목을 5000만원어치 보유한 투자자가 1000만원을 대출 받을 경우 변경 전에는 연 8.55% 금리를 적용 받았다면 변경 후엔 연 8.05%로 내려가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대출자 경우 예탁대출금리 우대적용을 요청할 경우 소급 적용 받으며 올해 1~2월 신규 대출자는 우대적용 신청과 동시에 내려간 금리로 대출을 실행할 수 있다.
신한투자증권의 이번 금리 인하는 지난해 12월26일 기업 밸류업 간담회에서 밸류업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에 따른 후속조치다.
당시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정부와 유관기관은 앞으로도 밸류업 정책을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밸류업 세제 지원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적 혼란 속에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가중되자 김 위원장이 직접 기업들을 만나 흔들림없는 정책 추진을 약속하고 기업들의 동참을 독력했다.
이후 이달 초엔 금융위원회는 증권사 기획 담당 전무급 이상 임원들과 가진 조찬간담회에서 "밸류업 공시에 미참할 경우 페널티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밸류업 지수 종목 즉 주식·ETF(상장지수펀드)는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해 추진 중인 프로그램 중 하나다.
정부는 ▲수익성 ▲주주환원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밸류업 공시 여부 등 질적요건 등을 고려해 총 100개 종목을 선정했다. 현재 신한투자증권은 신한금융지주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는 밸류업 정책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신한투자증권은 당국의 직접적인 압박이 가해지면서 자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안 추진에 나선 것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시작되면서 자체적인 방안을 속속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