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출범에 속도 맞춘 현대제철, 美에 제철소 건설 ‘검토 중’
투데이코리아 -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투데이코리아=진민석 기자 | 현대제철이 미국 현지에 차량용 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전기로 건설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 조지아 메타플랜트(HMGMA)’ 건설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량용 강판에 대한 유기적인 공급을 통해 관세 문제까지 해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미국 현지에 약 10조원 안팎의 비용을 투입하는 제철소 건설 추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 부지는 루이지애나·텍사스·조지아 등 미국 남부 지역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내년 초 부지를 확정해 착공에 들어가고 오는 2029년께에는 제철소를 완공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현대제철은 현대차와 기아 공장이 위치한 미국 앨라배마와 조지아에 차량용 강판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공장들은 기존에 생산된 제품을 차량용 강판으로 잘라 공급하는 역할을 주로 담당하고 있어, 현지에 전기로가 신규 건설될 경우 실제 제품을 생산하는 제강 작업이 이뤄지게 될 전망이다.
전기로는 철강 슬래그(철강 생산 공정에서 생기는 찌꺼기)나 스크랩(고철)에 전기를 가열해 만든 열을 가해 불순물을 제거하고 철을 생산하는 친환경 시설이다.
일반적으로 차량용 강판 등 고급강 생산은 힘들다고 여겨지지만, 현대제철의 경우 전기로를 통해 고급강을 생산하는 기술을 구현하고 있다는 업계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현대제철이 미국 현지에 전기로를 준공하게 될 경우, 다방면에서 쓰임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로서 신규 공장의 연간 생산량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투자 액수를 고려할 때 최소 수백만t(톤)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지역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면서도 “미국 쪽으로 검토 중인 것은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금액이나 시기 등과 같은 부분에 있어서 확정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결정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출범을 코앞에 둔 시점 나와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는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관세 부과 대신 연간 268만t 규모의 수입 쿼터제를 도입한 바 있어,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철강은 이번 쿼터 제도를 적용 받아 268만t까지만 무관세가 적용되고 그 이상의 규모에는 관세를 부과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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