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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탐험]⑪“효성이 효성했다”…질질 끈 특수가스사업부 결국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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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uters.  [기업탐험]⑪“효성이 효성했다”…질질 끈 특수가스사업부 결국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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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효성화학

[인포스탁데일리=윤서연 기자] 효성화학의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작업이 결국 무산되면서 효성을 향한 인수·합병(M&A) 평판 추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딜 철회의 핵심인 기업가치를 두고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이 원활하지 못했다는 시선이다. 지나치게 일방적인 스탠스 탓에 거래가 진전되지 못하면서 M&A 업계에서의 신용도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효성화학은 지난 20일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의 계약을 철회한다고 공시했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인수전을 위해 컨소시엄을 이룬 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올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거래는 ‘없던 일’이 된 셈이다.

효성화학 측은 “특수가스사업 매각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와 상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다른 투자자들과 매각을 지속 추진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가 무산된 배경으로는 기업가치 이견이 지목된다. 매도자 측과 우선협상대상자 측이 제시한 가격의 괴리가 적잖았고, 양 측이 이 차이를 결국 좁히지 못한 걸로 파악된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때 언급된 기업가치는 1조3000억원이다. 효성그룹 측은 특수가스사업부가 650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기록할 걸로 내다보고 여기에 20배의 멀티플을 적용, 1조3000억원의 몸값을 요구한 걸로 전해졌다. 그리고 IMM 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협상이 본격화됐다.

변수는 실사 때 나오기 시작했다. 전방 산업인 반도체 업황의 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특히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부진이 심화되면서 특수가스사업부의 실적 추정치 하향 압력을 키웠다는 게 이번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난해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84억원, 200억원 수준이다. 매출의 약 76%를 삼성전자에서 기록했다.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해도 650억원의 EBITDA를 부여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

M&A 업계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뒤 실사를 통해 협상 가격을 조정하는 게 지극히 일반적”이라며 “최근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와 함께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심상치 않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특수가스사업부의 기업가치 조정도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효성화학 측에서 지나치게 몸값을 고집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PEF 운용사 입장에서는 산업 리스크를 반영해 거래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거래가 철회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효성화학의 M&A 평판 추락을 제기하고 있다. 지나치게 일방적인 스탠스 탓에 추가적인 딜에서 상대방을 찾기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다. 다른 M&A 업계 관계자는 “효성화학 측이 다른 인수자를 찾아 거래를 재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그럴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 의구심이 간다”며 “인수자 입장에서 협상력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상대방과 굳이 거래를 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IMM PE와 스틱인베스트먼트 모두 국내외 네임밸류가 꽤 있는 PEF 운용사고 합리적으로 딜을 추진하는 하우스”라며 “이러한 PEF 운용사와 거래가 철회한 이력은 중장기적으로 효성그룹에 있어 도움이 되지는 않을 걸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는 알짜배기로 꼽힌다. 효성화학의 재무지표가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재무 개선 목적에서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이 진행됐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효성화학의 올 상반기 말 기준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은 각각 2조6589억원, 2조4937억원이다. 총차입금과 순차입금의 차이가 크지 않다. 즉, 회사의 현금성자산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중국에서 불어온 비우호적 수급 여건 탓에 효성화학의 곳간이 말라가고 있는 추세다. 효성화학은 2022년과 2023년 각각 4089억원, 34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도 164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윤서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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