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백종원의 더본코리아, 2분기 224억 적자쇼크…개미 99.5% 손실에 ’절규’

이는 전년 동기 99억원 흑자에서 무려 323억원이나 악화된 충격적인 실적이다. 매출액도 7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5% 급감하며 브랜드 신뢰 붕괴가 재무제표에 그대로 반영됐다.
상장 9개월 만에 투자자 99.5%가 손실을 보는 가운데, 더본코리아 측의 "300억 상생지원금을 제외하면 실질 흑자"라는 해명은 자초한 위기를 돈으로 덮으려는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 2분기 실적 쇼크…300억 ’상생지원금’이 원인?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224억원, 당기순손실 238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야에서 적자를 면치 못했다.
특히 매출액이 전년 동기 1131억원에서 741억원으로 35% 가까이 곤두박질 쳤다.
더본코리아 측은 이 같은 실적에 대해 "300억원 상생지원금이 해당 분기에 일시 반영된 영향"이라며 "이를 제외한 실질 영업이익은 130억원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300억 상생지원금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로열티 면제, 식자재 가격 할인, 프로모션 지원 등이 주를 이룬다. 이는 연돈볼카츠 가맹점 분쟁부터 시작된 각종 논란으로 가맹점들의 매출이 급감하자 급히 내놓은 ’데미지 컨트롤’ 비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회사가 스스로 만든 문제의 해결책을 마치 선제적 투자인 양 포장하는 것은 주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한다.
더본코리아의 실적 악화는 우연이 아니다.
올해 초 빽햄 논란을 시작으로 연돈볼카츠 가맹점 분쟁, 농지법 위반 의혹 등이 연쇄적으로 터지면서 ’백종원’ 브랜드에 대한 대중의 신뢰가 뿌리째 흔들렸기 때문이다.
특히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의 집단 반발은 치명타였다. 가맹점주들은 더본코리아가 "월 3000만원 매출, 20~25% 수익률"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성과를 기록했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백종원 대표가 방송에서 보여준 ’상생’의 이미지와 정반대되는 현실이 드러나면서 대중의 부정적 여론이 확산됐다.
빽햄 사태 역시 마찬가지다. 스팸보다 86%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돼지고기 함량은 오히려 7%포인트 낮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성비’를 내세우던 백종원 브랜드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됐다.
농지법 위반으로 백석공장을 폐업해야 했던 상황은 법적 리스크까지 현실화시켰다.
이런 연쇄 논란의 여파는 실제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농약 통으로 사과주스를 살포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3월 16일 이후 매출 감소 폭이 눈에 띄게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종원 대표가 5월 6일 모든 방송 활동 중단을 선언한 것도 이런 브랜드 위기가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카드사 매출 데이터에 따르면, 홍콩반점 가맹점 하루 평균 매출이 2월 7453만원에서 4월 6072만원으로 18.5% 감소했다. 새마을식당도 같은 기간 9945만원에서 8190만원으로 17.6% 줄었다.
실적 악화와 함께 더본코리아 주가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 상장 당일 6만45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는 25일 기준 2만5050원대까지 추락해 최고점 대비 61% 이상 폭락했다.
공모가 3만4000원도 26% 넘게 밑도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개미투자자들의 피해는 극심했다. NH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주식 보유자 1만6640명 중 99.5%가 손실을 보고 있으며, 평균 손실률은 25.38%에 달한다.
네이버페이 ’내자산 서비스’ 데이터에서도 투자자 5846명의 평균 손실률이 27.76%로 나타났다.
한 직장인은 "한때 백쌤 팬이었는데 지금은 후회한다. 돈을 잃은 것도 속상하지만 좋아했던 백쌤의 진짜 모습을 본 것이 더 속상하다"고 토로했다.
반면 백종원 대표는 상장 당일에만 지분 가치가 1530억원 증가하는 이익을 봤다.
현재도 약 2170억원 상당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개미투자자들과는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더본코리아가 직면한 위기는 일시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문제다.
회사의 핵심 자산이 ’백종원’이라는 개인 브랜드였는데, 그 브랜드가 치명적 타격을 입으면서 사업 모델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현재 백종원 대표와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경찰 수사만 14건에 달한다. 식품표시광고법, 식품위생법, 농지법 위반 등 다양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어 법적 리스크도 상당하다.
증권가의 전망도 냉혹하다. 리서치알음은 더본코리아에 대해 ’부정적(Negative)’ 투자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1만9000원으로 제시했다.
백종원 대표의 오너 리스크가 본격화되면서 가맹점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성환 리서치알음 연구원은 "브랜드 신뢰도 훼손이 소비자 심리에 직격탄을 미쳤고, 홈쇼핑·온라인 등 주요 유통 채널에서 판매 위축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구조적 리스크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회사는 하반기 실적 정상화를 장담하고 있지만, 브랜드 이미지 회복 없이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가맹점 상생정책만 내놓을 뿐 근본적인 신뢰 회복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 ’백종원’이라는 이름 하나에 의존했던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더본코리아 사태는 개인 브랜드에 과도하게 의존한 기업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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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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