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세금 골머리’에 베팅한 두나무앤파트너스…한국 두뇌로 美 본토 공략

두나무의 투자 자회사가 한국의 기술 인재들이 설립한 미국 현지 기업에 거액을 투자하며 K-스타트업 생태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시장을 넘어 기술력으로 거대 선진 시장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글로벌 공략’에 직접 나선 것이다.
두나무의 투자 전문 자회사 두나무앤파트너스는 세무 AI 솔루션 기업 솔로몬랩스에 367만달러(약 51억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단행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투자는 베이스벤처스가 100만달러를 함께 투자하며 총 467만달러(약 65억원) 규모로 이뤄졌다.
이번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솔로몬랩스가 공략하는 시장의 특수성 때문이다. 미국은 만성적인 회계사 수급난과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복잡한 세법 구조로 인해 수많은 기업과 개인이 세무 서비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솔로몬랩스는 바로 이 지점을 AI 기술로 파고들었다.
2024년 뉴욕에 설립된 솔로몬랩스의 ‘솔로몬 AI’ 솔루션은 세금 신고에 필요한 문서 수집부터 데이터 추출 신고서 작성까지 전 과정을 AI 에이전트가 자동으로 처리한다. 이를 통해 기존 5시간 이상 소요되던 회계법인의 업무 시간을 약 30분으로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실제 한 미국 고객사는 솔루션 도입 후 전년 대비 64% 더 많은 신고서를 기한 내 제출하며 생산성 향상 효과를 입증했다.
이러한 성과는 하버드·MIT 출신 및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을 거친 핵심 인력들의 기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솔로몬랩스는 서비스 출시 6개월 만에 연환산 매출(ARR) 100만달러를 달성했으며 이는 미국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B2B SaaS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기록이다.
사진=각 사
두나무앤파트너스의 이번 투자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를 넘어 한국의 자본과 인재가 결합해 글로벌 시장의 난제를 해결하는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는 전략적 포석이다. 특히 지난달 미국의 대표 벤처캐피털인 베세머벤처파트너스의 투자를 유치한 데 이어 이번 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솔로몬랩스는 기술력과 시장성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두나무앤파트너스 임수진 파트너는 “솔로몬랩스는 AI 기반 세무 자동화 분야에서 기술적 차별성과 시장 이해도를 모두 갖춘 팀”이라며 “미국 시장에서의 빠른 확장과 회계법인 업무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솔로몬랩스 이기경 대표는 “한국 대표 VC인 두나무앤파트너스와 베이스벤처스의 투자는 솔로몬랩스의 기술력과 시장 문제 해결 능력을 인정받은 결과”라며 “세무 AI 자동화 범위를 넓혀 더 많은 회계법인이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두나무앤파트너스는 2018년 설립 이후 AI 데이터 금융 헬스케어 등 산업 융합 영역의 70여개 스타트업에 약 2000억원을 투자하며 기술 기반의 혁신 기업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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