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4분기 본격 ’가동’…유조선 건조 착수

[더구루=길소연 기자] HD현대중공업이 올 4분기부터 미국 사모펀드 서버러스 캐피탈(Cerberus Capital)이 인수한 필리핀 수빅조선소에서 상선 건조 작업에 착수한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홍콩 시도상선과 일본 니센카이운(Nissen Kaiun)으로부터 수주한 유조선을 수빅조선소에서 건조해 함정 외 건조선박 유형을 다양화한다.
8일 서버러스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은 원래 계획인 2026년 1월보다 앞선 오는 4분기부터 수빅조선소에서 선박 건조 작업을 시작한다.
서버러스는 "HD현대중공업은 4분기부터 조선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HD현대중공업의 건조 착수는 수빅조선소를 글로벌 산업 및 해운 허브로 전환하는데 중요한 단계"라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할 선박은 시도상선과 니센카이운이 발주한 중대형급 (LR2) 유조선이다. 11만 5000DWT급 석유제품운반선으로 시도상선은 4척의 발주를 확정했고, 니센카이운은 확정물량 2척에 옵션분 2척을 더해 발주했다. 이들의 발주량은 최대 8척이다.
인도시기는 2027년과 2028년이며 선가는 척당 7300만~7400만 달러(약 1011억원~1024억원)으로 알려졌다.
수빅조선소는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서쪽으로 110km 떨어진 수빅만에 위치한다.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이 2006년 조성했다. 전성기 약 2만 명의 노동자가 일하며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조선소로 꼽혔지만 2016년 조선업 업황이 급격히 둔화되며 경영난이 악화됐다. 2019년 필리핀과 한국에서 빌린 은행 대출 약 13억 달러(약 1조7270억원)를 상환하지 못하며 영업이 중단됐다. 이후 서버러스가 수빅조선소를 50년 임대 계약으로 3억 달러(약 4155억원)에 인수했다.
서버러스는 4000만 달러(약 554억원)를 투자해 조선소를 산업, 해군, 물류 운영의 중요한 전략적 허브로 부활시켰다. 서버러스는 향후 12개월 동안 2억 5000만 달러(약 3400억원)를 추가 투자해 수빅조선소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현재 수빅조선소의 주요 임차 기업으로는 △HD현대중공업 △미국 해저 케이블 전문업체 서브콤(SubCom) △상장 물류 기업 V2X △필리핀 해군 등이 있다. 한국 기업 중에는 HD현대중공업이 유일하게 장기임차 계약을 맺었다.
HD현대중공업은 조선업이 살아나며 한국에서만 선박을 건조하는데 한계를 느껴 수빅조선소를 대안으로 살폈다.
이미 필리핀 정부로부터 발주 받은 함정만 총 10척이라 이들 함정을 건조하고, 함정의 유지보수(MRO)까지 수행하고 있지만 상선 건조 사업에도 수빅조선소를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은 지난 2020년 5월과 2021년 2월 필리핀 호위함 2척을 인도했다. 필리핀 수빅 해군기지에 설립한 함정 군수지원센터에서 MRO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필리핀 함정 MRO 사업 확대를 위해 HD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필리핀 법인(HD HHIP)도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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