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억 투자이민 대신 71억 '골드카드'…영주권 장사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00만달러(약 71억6000만원)를 내면 미국 영주권을 주는 '골드카드'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미국 기업에 투자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외국인에게 영주권, 이른바 그린카드를 주는 현행 투자이민 제도(EB-5)를 폐지하고 금액 기준을 6배가량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불법 이민자 단속은 강화하는 반면 부유한 외국인은 적극 유치해 국가 재정적자를 메꾸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정부가 사실상 '영주권 장사'에 나섰다는 비판과 함께 앞으로 미국 이민 문턱이 더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행 그린카드 정책을 폐지하고 약 2주 후부터 새로운 비자 프로그램으로 골드카드 정책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영주권을 그린카드라고 하는데 앞으로 골드카드를 판매할 것"이라며 "골드카드에 약 500만달러의 가격을 책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린카드라는 용어는 1990년 미 의회가 자본투자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도입한 EB-5 이민투자자 프로그램에 따라 영주권을 허가할 때 녹색 종이에 인쇄되는 서류에서 유래한 말이다. 미 연방이민국에 따르면 이 제도에 따라 영주권을 신청하려면 80만달러(약 11억5000만원) 이상을 미국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카드라는 명칭에 빗대 새로 도입할 영주권 제도를 골드카드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드카드는 그린카드(영주권)의 특권을 줄 것이고 미국 시민권을 얻는 강력한 방법이 될 것"이라며 "부유한 사람들이 골드카드를 사서 미국에 들어와 많은 돈을 쓰고 세금을 내고 사람들을 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자들이나 애플 같은 IT 회사가 재능 있는 사람이 미국에 장기 체류할 수 있도록 돈을 지불할 것"이라며 수백만장의 골드카드를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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