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가도 남는 장사”…진화하는 사기공화국, 이젠 코인·중고거래·인스타로 속인다

전문가들은 경기 불황에 따라 생활형 사기 범죄가 늘어나는 추세인 데다 온라인 플랫폼 발달로 범행 기회나 범행 표적이 크게 늘어난 것도 사기 범죄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사람들이 인터넷 거래, 온라인 금융 서비스 등을 많이 활용하면서 사기 범행 기회가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이를 감시할 수 있는 능력은 제한돼 있고 현실적으로도 다 잡아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기 범죄로 얻을 수 있는 이득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약한 처벌 수준도 사기 범죄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교수는 “한국은 수천 명의 사기 피해자가 발생하고 전체 피해액이 수조 원에 달해도 가장 큰 피해를 본 한 사람의 피해 금액을 기준으로 형량이 결정된다”며 “범죄자로선 비용은 거의 안 드는데 이익은 어마어마해 범행 동기가 강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일반사기 범죄에 대한 현행 양형 기준은 범행 규모가 크더라도 가중 요소를 더한 최장 권고 형량이 13년이다. 300억원 이상 조직사기 범죄도 기본 양형은 징역 8~13년이다. 2019년 7000억원대 사기 범죄로 기소된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처벌도 징역 12년에 그쳤다. 전체 피해액을 중심으로 양형이 결정되는 미국에서는 650억달러 규모 폰지사기 주범에게 징역 150년, 4억5000만달러 규모의 보험사기범에게는 징역 845년이 내려졌다. 대한민국 사기 범죄의 처벌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자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사기 범죄 양형 기준 상향안을 의결했다. 300억원 이상 사기의 경우 일반사기는 징역 최장 13년에서 최장 17년으로 상향하고 조직사기는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전세사기, 보이스피싱 등 사기 범죄에 대한 처벌을 대폭 강화해 범죄 발생률을 줄여 보겠다는 취지다. 양형위원회는 오는 17일 공청회를 개최하고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달 말 양형 기준 상향안을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