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학장, 폰지사기 의혹 엠스퀘어 대표에 감사장 수여 논란
폰지 사기 의혹에 휩싸인 엠스퀘어글로벌(엠스퀘어) 최모 대표에게 경찰대학장 명의로 감사장을 수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신뢰감을 주는 등 긍정적인 영향을 끼쳐 이후 출금이 막힐 시 막대한 손실을 입을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3일 천지일보 취재 결과, 지난달 26일 날짜로 경찰대학장 명의로 최 대표에게 감사장이 수여됐다. 감사장에는 ‘귀하는 평소 경찰을 이해하고 적극 협조해 오셨으며, 특히 경찰대학의 발전을 위한 자문 등 경찰 행정 발전에 기여하신 공이 크므로 이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라는 문구와 경찰대학장의 도장이 찍혔다.
엠스퀘어 측은 최근 커뮤니티 단톡방에 지난해 말 감사장이 전달될 예정이었으나 국가의 혼란으로 인해 이제 전달됐다고 공지했다. 이는 탄핵 정국으로 인해 경찰대학 측에서 감사장을 수여한 날짜보다 전달받은 시기가 늦어졌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투자자들의 가족·지인들이 참여한 엠스퀘어 피해자 단톡방에는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감사장은 후원금만 주면 준다” “대통령상을 받은 사람도 다단계 한다” “경찰이 저렇게 아무런 조사도 안 하고 내주나?” “저거 믿는 사람 많을 텐데”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피눈물을 흘리게 할까”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주로 고령층으로 구성된 투자자들은 대체로 회사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가족·지인들의 ‘폰지 사기니 투자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고 재투자를 하고 있다. 이에 회사가 파산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원금 보장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회사의 부채액이 총자산액보다 많은 자본잠식 상태로 확인되고 있으며, 참여한 모든 투자자들에게 은행 이자의 수십 배에 달하는 돈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엠스퀘어는 운영하고 있는 십여개의 플랫폼과 발행한 코인의 가격 상승을 통한 수익 창출을 강조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구조가 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금융사기근절실천운동센터(대표 예자선 변호사)는 엠스퀘어가 발행한 코인이 실현 불가능한 수익률을 약속하거나 실물 경제와 결합한다는 주장을 내세우며 투자자들을 현혹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엠스퀘어 측은 “고수익이라도 충분히 가능하다. 1년이 지난 외상 거래에 대해서는 상환이 끝났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부채와 매출액이 얼마인지에 대해서는 “회사 내부 정보를 알려주기 어렵다”고 답했다.
경찰대학장 측은 엠스퀘어가 어떤 회사인지조차 몰랐다는 입장이다. 그는 “대학장께서 이런 일로 연락이 와서 회사에 대해 처음 알게 됐다”며 “만약 이 회사를 알았다면 감사장을 지급할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수여한 배경에 대해 “평소 가끔 통화로 시민 입장에서 경찰에 대한 조언을 해준 적이 있어 감사하게 생각하던 중, 연말이면 많은 분들에게 정기 감사장을 지급하는 시기가 있어 그 중 한 분으로 포함해서 수여했다”고 덧붙였다.
-
등록일 04:00
-
등록일 01.23
-
등록일 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