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넘게 벌었는데…개미들 "구조대 언제 오나" 비명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지난해 100억원 넘게 벌었는데, 시가총액(27일 689억원) 700억원이 안 된다.
PER(주가수익비율) 6.06배에 그치는 하츠 이야기다. 네이버 종목토론실에서는 “8층인데 언제 구제하러 오나, 너무한 거 아니냐’ 등 주주들의 원성도 들린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5380원으로 지난해 말과 똑같다.
이 회사는 1988년 10월 한강상사라는 이름으로 파주에서 주방기기를 제조·판매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됐다. 2000년 경기도 평택에 공장을 준공해 본사 이전을 했고 이듬해 하츠로 사명을 변경한다. 2003년 2월 코스닥 상장했는데, 2008년 6월 건자재기업 벽산이 인수했다. 주로 레인지후드, 가스·전기쿡탑, 환기시스템 장비를 생산하며 이를 바탕으로 주방 빌트인기기 및 세대환기 공사, 욕실품목까지 홈인테리어로 사업 영토를 확장한다. 실내공간의 공기질 관리 제품 라인업도 확보해 주택과 실내 일상의 공간을 파고드는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최근 5개년 연속 매출 증가율은 8.3%로 고성장하고 있다. 2019년 매출 1123억원, 영업이익 25억원에서 2023년 매출 1546억원, 영업이익 6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22%에서 4.06%로 약 2%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2021년 이익률이 7.3%까지 높아졌으나 환율 상승과 국제 원자재값 불안정으로 한 번 꺾였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매출 1835억원, 영업이익 119억원과 올해 매출 1987억원, 영업이익 133억원을 예상했다.
27일 회사 관계자는 “기존 사업 부문 시장 점유율 확대와 기술 영업 강화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가속화 하겠다”며 “평택 공장 생산능력 증대와 물류 시스템을 개선해 원가절감도 이룰 것이다”고 중장기 비전을 밝혔다. 또 “성장에 한계가 있는 한정적인 주택 공급 시장에서 자사 시스템이 적용되는 ‘하츠존’ 아이템도 늘리고 고급형 제품도 더 많이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이어 “아시아, 중동 시장 공략을 위한 로드맵을 수립하고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츠는 유통영업부문에서 레인지후드와 빌트인기기를 전국 150여개 대리점에 판매하고 있다. 특판영업은 건설사, LH(한국토지주택공사), SH(서울주택도시공사) 등 재건축·재개발·신축 아파트를 대상으로 영업한다. 환기청정기, 공기청정기, 욕실팬, 욕실용 복합환풍기 등은 주택을 넘어 사무공간, 요양원, 기타 다중이용시설을 공략한다. 특히 B2C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자사몰과 소셜커머스, 일렉트로마트, 하이마트 등에서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총 주식 수는 1280만주로 벽산이 지분 46.33%를 보유했다. 자사주 6.16%, 외국인 2.95%로 유통 물량은 약 45% 정도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 205억원, 투자부동산 235억원이다. 사측은 “평택 공장은 장부가액이 170억원 수준이나 공시지가 560억원(지난해 기준)이고, 주변 시세 기준으로 약 80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부채비율 41.32%, 자본유보율 1681.42%다. 2019년부터 배당수익률은 0.4%에서 2023년 1.58%로 높아졌다.그럼에도 주가는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 최근 5거래일 하루 평균 거래량도 3만7360주에 그칠 정도로 소외되어 있다. 금액으로 환산 땐 하루 2억원 수준이다. 이를 지적하자 “회사의 성장과 사업 확장을 위해 인수합병(M&A)에 대한 검토는 꾸준히 진행 중이고, 최대한의 이익으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고 답했다. 또 “IR·PR 등 주주와 소통을 강화하고 배당관련 정책을 수립해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산업 자체가 퀀텀점프 같은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건 투자 매력이 감소되는 부분이다.
백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역성장한 적이 없었다”며 “그 이유는 사업영역이 기존 후드 및 환기 위주에서 쿡탑 등 주방가전으로 확대됐고 최대 경쟁사였던 엔텍이 2020년대 파산하면서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하츠의 시장점유율은 2017년 44%에서 2023년 65%로 올라갔다. 목표주가는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윤현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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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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