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주식 분류

"돈 안된다"… 새해 신한증권도 한투운용도 OCIO 접었다

83 조회
0 추천
0 비추천
본문

새해 들어 다수 금융투자회사가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사업을 접거나 축소했다. 한때 업계 '미래 먹거리'로 꼽혔던 OCIO 사업이 고질적인 '저보수' 관행 등으로 동력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22일 한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올 1월1일부로 유일한 OCIO 부서였던 'OCIO센터'를 없앴다. 지난해 초 OCIO사업본부를 해체하고 OCIO센터만 남겨둔 데 이어 약 1년 만에 조직을 아예 폐지한 것이다. 이 센터 소속원들은 투자상품본부 산하의 랩운용부에 편입됐다.

자산운용업계에선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올해부터 OCIO 조직을 완전히 지웠다. 솔루션본부 산하에 있던 OCIO부서인 OCIO컨설팅부와 민간풀운용부를 폐쇄했다. 이에 따라 솔루션본부 내에는 솔루션전략부와 솔루션운용부만 남게 됐다. 한투운용은 지금은 63조원 수준으로 불어난 '연기금 투자풀'의 첫 복수주간사로서 8년간 안정적 지위를 누린 바 있다.

이렇게 회사 조직에서 OCIO의 흔적을 지우는 회사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 회사는 OCIO 유관부서를 축소시켰다.

하나증권은 올 들어 'OCIO실'을 'OCIO팀'으로 한 단계 격을 낮췄다. 이로써 기존 연금신탁본부에 있던 OCIO실은 올해부터 투자상품본부의 랩운용실 산하에 '팀'으로 배치됐다.

이들 회사뿐만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여러 증권·운용사들이 OCIO 사업을 그만두고 있다. 앞서 한화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 등이 비수기를 못 버티고 사업을 철수했다. 해당 팀을 없애거나 다른 부서에 흡수 합병시키는 식으로다.

OCIO시장의 대어(大魚)인 고용보험기금을 두 번 연속으로 책임진 한국투자증권도 2023년 4월 미래에셋증권에 전담운용기관 자격을 내준 후 관련 조직을 없앴다. 올해 한투운용마저 철수하면서 OCIO 시장 터줏대감으로 꼽히는 한투 계열사들이 모두 발을 뺀 셈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에선 NH·KB·미래에셋·삼성증권, 운용사 중에선 삼성·미래에셋·신한운용 정도만이 살아남았다.

시장에서는 기업들의 잇따른 사업 철수가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투입 인력과 비용을 감안하면 수지타산이 안 맞기 때문이다.

OCIO란 쌓여가는 여유자금을 굴릴 여력이 안 되는 연기금·국가기관·법인 등이 외부 투자전문가인 증권사나 운용사에게 권한을 주고 대신 굴리게끔 하는 제도다. 하지만 증권·운용사들은 많고 자리는 한두 개씩이다 보니, 자금을 맡기는 기관과 기업들을 심사하는 교수들의 입지만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기업들은 낮은 보수를 받으면서도 기관별 전담인력을 꾸리게 됐는데, 이처럼 '돈 안 되는' 장사를 이어갈 기업들은 이미 시장을 선점한 일부 대형사들뿐이란 지적이다.

한 OCIO 부서 관계자는 "보수를 올려받고 싶어도 기관들 선택을 받으려면 그럴 수 없다"며 "돈을 벌기 위해선 '씨 뿌리는' 지난한 시간을 견뎌야 하지만 지주나 그룹에서 그 시간을 기다려 주기 어렵다는 게 문제"라고 토로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OCIO 시장이 레드오션(과포화 상태)화된다는 우려는 예전부터 지적됐고 이런 시장에서 참여자 이탈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저보수'와 '전담인력 구조' 등을 고수하는 기관들의 행태가 바뀌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OCIO 시장의 활로는 퇴직연금시장 확대 외에는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퇴직연금이 점진적이든 전격적이든 OCIO 시장의 유의미한 수요 주체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관련자료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헤드라인
공급자

이벤트


  • 글이 없습니다.
포인트랭킹
회원랭킹
텔레그램 고객센터
텔레그램
상담신청
카카오톡 고객센터
카카오톡
상담신청
먹튀업체 고객센터
먹튀업체
제보하기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