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10곳 중 1곳 밸류업 참여…지난해 주가 상승률 4.9%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10곳 중 1곳만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코스피 시가총액 기준으론 40%를 넘어서면서 대형 상장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했다는 설명이 나온다.
특히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코스피 상장사의 지난해 평균 주가 상승률은 코스피지수를 15%포인트나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대표적 주주환원 정책인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도 한 해 전보다 두 배 이상씩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는 '2024년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결산' 자료를 통해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거래소에 따르면 밸류업 공시가 시행된 지난 5월 말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102곳(본공시 91곳·예고 공시 8곳)이 여기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코스피에선 전체 상장사(848곳) 중 10%가, 코스닥(1780곳)에선 1%가 밸류업 계획을 공시한 셈이다. 전체 밸류업 공시 상장사 중 코스피는 83.3%(85곳), 코스닥은 16.7%(17곳)를 기록했다. 시총 1조원 이상 비중은 63%(64곳)에 달했다. 코스피에서만 시총 기준 41% 이상인 85곳이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거래소는 "특히 지난해 4분기에만 80곳이 본공시를 실시하는 등 상장사의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가 점차 확산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업종별로 보면 △자본재(장비·기계·건설·인프라 등) 22% △은행·금융서비스(금융지주·증권사 등) 19% △자유소비재 유통·소매(백화점 등) 8% 등으로 집계됐다. 초기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금융업종의 비중이 높았지만 시장 대표 상장사들의 참여로 자본재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됐다는 설명이다.
상장사들은 △주주환원 제고(89%·84곳) △자본효율성 개선(73%·69곳) △성장성 향상(49%·46곳) △시장평가 개선(31%·29곳) 등의 순으로 목표를 수립했다. 또 과반수(52%·49사)가 목표 설정·계획 수립 등과 관련해 지배구조 개선·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등 비재무지표를 고려했다. 아울러 밸류업 공시 상장사 중 84%(79곳)는 이사회 결의·보고를 거쳤으며, 52%(49곳)가 외국인 투자자와의 소통을 위해 영문공시를 제출했다.
밸류업 본공시에 나선 상장사들의 주가는 연초 대비 평균 3.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 본공시 상장사 주가는 같은 기간 평균 4.9% 오르면서 코스피지수 수익률(-9.6%)을 15%포인트가량 웃돌았다.
지난해 대표적 주주환원 수단인 자사주 매입·소각도 모두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자사주 매입 규모는 18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0조6000억원 증가해 2009년 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사주 소각 규모는 13조9000억원으로 9조1000억원 늘었다. 최근 7년래 최대치다. 또 지난해 상장사들의 현금 배당액도 45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거래소는 앞으로도 △밸류업 우수기업 표창 △백서 발간 △밸류업지수 정기변경 △국내외 기업설명(IR) 및 상장사 지원 등에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거래소는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2년차를 맞이해 우리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상장사들의 밸류업 공시 참여를 지속 독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중소 상장사의 공시 컨설팅을 확대하고, 세제 지원 등 인센티브 확대를 위한 관계 부처와의 협의 등 다양한 지원 노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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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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