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점 앞두고 힘빠진 조선株…증권사는 "저가 매수 기회"
연일 신고가 랠리를 펼치던 조선주가 새해 들어 주춤한 모습이다.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온 데다 조선사들이 올해 수주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으면서 투자심리가 약해졌다. 다만 증권가에선 조선주의 1월 약세가 매년 반복됐다며 비중을 확대할 기회라고 분석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지난달 26일(23만5500원) 대비 4.46% 하락했다. 같은 기간 HD현대미포(-4.79%), HD현대중공업(-3.86%), 삼성중공업(-1.55%) 등도 내렸다. 이날은 강보합으로 마감했지만 모두 지난해 11월 이후 기록한 신고가는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날 홀로 2.01% 상승한 한화오션 역시 11월 14일 기록한 고점(3만9200원)에는 못 미친다.
조선주는 지난해 11월부터 가파르게 치솟았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미 조선업에 한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최근엔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선에 근접하며 고환율 수혜 업종으로서 가치도 커졌다. HD현대그룹 조선 3사는 지난달 넷째주까지도 신고가 랠리를 이어왔고, 계엄 사태 당시 주가 하락폭이 컸던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도 상승세를 회복했다. 11월부터 5개사의 주가 상승률은 19~57%에 달했다.
하지만 상승세는 새해 들어 주춤했다. 조선사의 보수적인 수주 목표액 발표가 발목을 잡았다. 지난 3일 HD한국조선해양 자회사인 현대삼호와 HD현대미포는 각각 수주 목표를 전년 대비 36.9%, 38% 줄인다고 밝혔다. 당시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미포는 하루 만에 주가가 각각 3.46%, 4.91% 급락했다. 높아진 주가 수준도 부담이 됐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제시된 iM증권(3만4000원)과 삼성증권(3만5000원) 목표주가를 넘어서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다만 전문가들은 조선주가 다시 기존 고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국내 조선산업 체질 자체가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는 분석에서다. 오지훈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조선 업종 주가는 보수적 수주 목표로 1월에 약세를 보였다”며 “이후엔 목표치 초과 전망과 함께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사례가 많았음을 떠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도 “저가 수주 소진, 고용 인력 증가에 따른 공정 정상화, 강재 가격 안정화로 올해 실적을 의미 있게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수주잔액은 조선업 ‘초호황기’이던 2007년과 비견될 정도지만 당시 대비 조선소 수가 적어 각사가 누리는 수혜는 더 클 것이란 설명이다.
이시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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