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CES 주인공"…양자·로봇·반도체株 랠리
7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 2025’ 개막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 증시에서 양자기술·로봇·반도체주 등이 들썩이고 있다. 이들 분야가 CES 2025에서 주요 주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돼서다. 지난해 CES에서 인공지능(AI)이 부각된 이후 국내 AI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사례가 올해도 재연될지 관심을 모은다.
양자컴 ETF에도 뭉칫돈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3일까지 5거래일간 양자기술 기업인 코위버는 53.48% 급등했다. 이 기업은 양자 내성 암호 기술을 적용한 통신장비를 개발해 판매한다. 같은 기간 양자난수생성기 칩을 양산하는 아이윈플러스는 46.95%, 광기술 기반 양자암호통신 사업을 벌이는 한울소재과학은 42.07% 뛰었다. 코스콤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는 3일 ‘KOSEF 미국 양자컴퓨팅’ ETF를 16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날 국내 상장 ETF 중 가장 큰 자금 순유입 규모다.
로봇 기업도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난 5거래일간 레인보우로보틱스는 58.18%, 두산로보틱스는 25.24% 올랐다. 클로봇(36.54%), 휴림로봇(20.57%), 유진로봇(19.03%) 등 시가총액이 수천억원대인 중견 로봇 기업의 주가도 줄줄이 뛰었다. 피에스케이홀딩스(28.97%), 디아이(25.98%), 이오테크닉스(16.68%)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 주가도 올랐다.
美 CES ‘신기술 경연장’ 기대올해 CES에선 양자기술·로봇 등이 주요 주제가 될 전망이다. CES는 오는 9일엔 세계 최대 양자기술 콘퍼런스인 퀀텀월드콩그레스와 함께 양자기술 세션을 연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자컴퓨터는 최근 자본시장의 이목을 끄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통한다”며 “이번 CES에선 기술력과 콘셉트 소개 등이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에 이어 AI도 여전히 관심이 높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8년 만에 CES 기조연설자로 나서기로 해 관련 테마에 불이 붙었다. 3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엔비디아는 4.45% 급등한 144.47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올해 CES에서 젠슨 황이 차세대 AI 전용 칩 블랙웰과 관련해 긍정적인 발표를 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 회사 주식을 ‘톱 픽’으로 선정했기 때문이다. 인텔(1.68%), 마이크론(2.91%), 대만 TSMC(3.49%) 등이 일제히 급등했다. 이에 따라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2.83% 올랐다.
‘반짝 상승 위험…기술력 점검 필수”전문가들은 CES 기술 화두 관련주를 고를 때 기업의 기술력과 상용화 가능성 등을 따져 투자하라고 조언한다. 매년 1~2월 CES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 주요 글로벌 기술박람회를 전후로 신기술이 주목받을 때마다 관련 테마로 묶인 주식이 일제히 오르곤 했지만 실제 실적에 반영되지 않으면 ‘반짝 상승’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작년 초 CES 모멘텀으로 주가가 확 올랐던 국내 AI 플랫폼 기업들이 대표적 사례다. 작년 1월 9300원대까지 오른 바이브컴퍼니는 2월 하락세로 돌아섰고 연말엔 3300원대까지 밀렸다. 이 기업은 3일 4005원에 장을 마감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신기술 관련 기업은 기술 연구개발(R&D)과 프로토타입(시제품) 단계를 거쳐 매출 발생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며 “단순한 기대만으로 투자하기엔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선한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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