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장기채 ETF 반등하자 대탈출 나선 개미
개인투자자들이 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팔아치우고 있다. 연초 대비 가격이 다소 오르자 서둘러 현금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를 최근 한 달간(지난 2일 기준) 56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순매수한 금액(1409억원)의 40%에 달하는 금액을 한 달 만에 팔아치웠다. ‘TIGER 미국30년국채스트립액티브(합성 H)’와 고배당으로 변동성을 줄여주는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한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도 최근 한 달 동안 각각 278억원, 15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올 들어 줄곧 부진하던 수익률이 미국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다소 반등하자 처분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의 올 들어 지난 2일까지 수익률은 3.33%다. 커버드콜 전략형 TIGER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액티브(H)는 이 기간 3.51% 올랐다. 엔화로 미국 장기채에 투자하는 ‘RISE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은 같은 기간 2.69% 내렸다. 안전자산인 금과 위험자산인 비트코인, 글로벌 주식이 동반 랠리를 펼치는 ‘에브리싱 랠리’에서 소외된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장기채 ETF 수익률이 당분간 크게 좋아지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기준금리 인하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Fed 위원들이 추가 금리 인하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과반수의 위원이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로 주요 통계 발표를 제때 확인하기 어려워진 점도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오는 28~29일 FOMC는 금리 결정의 근거로 활용해온 일부 경제지표를 살펴보지 못한 채 ‘깜깜이’로 통화정책을 결정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허성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셧다운이 장기화하면 셧다운 종료 후 채권 금리 낙폭을 되돌리는 경향(채권 가격 하락)이 나타났다”며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의 연 4% 하회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미 국채 10년 만기 금리는 9일 기준 연 4.14%를 나타냈다.
맹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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