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U에만 투자하는 시대 지났다…피지컬 AI 주목해야" [인터뷰+]

"그래픽처리장치(GPU) 일변도였던 인공지능(AI) 투자 트렌드는 변했습니다. 피지컬 AI의 핵심인 휴머노이드와 로보틱스가 주도 테마로 부상할 것입니다."
최동근 NH아문디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지난 1일 한경닷컴과 인터뷰에서 "피지컬 AI는 메가트렌드"라며 이같이 밝혔다. 피지컬 AI는 휴머노이드 로봇, 드론, 자율주행차 같은 하드웨어와 결합해 현실 세계에서 움직이도록 한 AI다. 기계가 스스로 카메라, 라이다를 통해 주위 환경을 감지하고, 움직여 목표를 수행한다.
"피지컬 AI, 일상 뒤바꿀 혁신"최 팀장은 "생성형 AI가 조력자라면 피지컬 AI는 일상을 뒤바꿀 혁신"이라며 "피지컬 AI는 거대한 흐름이다. 2030년까지 AI 설비 투자 확대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과거 엔비디아를 포함한 하이퍼스케일러(대규모 데이터센터 운영사)가 주된 투자 대상이었다면 최근에는 AI의 학습과 추론의 걸림돌을 해소할 수 있는 기업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관점에서 최 팀장이 주목한 종목은 루멘텀홀딩스와 탈렌에너지다. 루멘텀홀딩스는 광통신 장비 업체다. 광통신은 전통적인 구리선을 이용한 통신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최 팀장은 "루멘텀홀딩스는 엔비디아의 GPU 클러스터와 하이퍼스케일러 네트워크 구성에 꼭 필요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탈렌에너지도 호평했다. 탈렌에너지는 전력 인프라 기업이다. 원자력·천연가스·재생에너지 발전 방식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AI 열풍에 전력 수요가 늘어 AI 수혜주로 묶였다. 탈렌에너지는 아마존과 계약을 맺고 2042년까지 전력을 공급하기로 했다. 두 회사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도 함께하기로 했다.
아스테라랩스, 램버스 등 미국의 반도체 업체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스테라랩스는 클라우드 및 AI 인프라를 위한 반도체 연결 솔루션을 제공한다. 램버스는 고속 메모리 인터페이스 칩과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반도체 기업으로, 최근 분기 매출 증가율이 30%를 웃도는 등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최 팀장은 향후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가 피지컬AI 열풍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피지컬 AI와 관련해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가장 높은 분야는 휴머노이드와 로보틱스"라며 "미국과 중국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 전장이기도 하다. 앞으로 더 치열한 경쟁과 견제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로봇 공급망에서도 미국이 중국을 배제하려고 하면 국내 기업도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했다. 최 팀장은 "제조업 밸류체인(가치사슬)이 중국에 종속되는 것을 피해야 하는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면 한국 기업이 반사 이익을 누릴 수 있다"며 "오픈AI와 협업하는 로보티즈, 엔젤로보틱스 등이 후보"라고 짚었다.
"미국, 공급망서 중국 배제…한국 휴머노이드 기업 반사 이익"피지컬AI 외 글로벌 투자처로는 '금 채굴 기업'을 꼽았다. 채굴 기업 투자는 금, 은 현물보다 변동성이 크지만,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 효과를 통해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금의 생산 원가는 비교적 일정하기 때문에 금의 가격이 오를 경우 채굴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
2009년 운용업계에 발을 들인 최 팀장은 지난 2023년 4월 NH아문디자산운용에 합류했다. 과거 NH투자증권 에쿼티파생전략부,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퀀트운용팀 등에서 활동했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지난 4월 'HANARO 글로벌피지컬AI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했다. 최 팀장은 이 상품의 운용을 맡았다. 액티브 ETF는 운용역의 역량이 중요하다. 출시 후 지난 1일까지 HANARO 글로벌피지컬AI액티브는 54.66% 급등했다. 비교지수 대비 초과 성과는 14.46%포인트에 달했다. 운용의 묘를 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
등록일 08:41
-
등록일 07: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