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운용 김홍곤 "AI 도입, 기술보다 규제·인력 장벽 더 크다"

김홍곤 KB자산운용 AI퀀트&DI운용부문장이 19일 "AI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지만, 국내 자산운용업계가 실제 도입 과정에서 마주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기술이 아니라 규제와 인재 문제"라고 밝혔다.
김 부문장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아시아 에셋 매니지먼트'(Asia Asset Management·AAM) 주최의 'AI 시대, 한국 자산운용업의 패러다임 전환' 세미나에서 "딥러닝 같은 복잡한 모델은 '블랙박스' 성격이 강하다 보니, 투자자와 감독당국을 설득하는 게 핵심 과제"라며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하면 현장에서는 시도조차 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설명 가능성 요건을 무조건 강화하는 식이면 업계는 도입 자체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며 "규제 허들을 합리적으로 낮춰야 새로운 시도가 시장에서 빠르게 뿌리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와 혁신 친화적인 규제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규제 환경 못지않게 인재 확보의 어려움도 업계의 큰 과제로 꼽았다. 김 부문장은 이어 "AI 인재는 대형사와 빅테크에 쏠려 중소형 운용사는 확보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융합형 인력을 키우지 못하면 결국 외부 설루션 의존만 늘어나 우리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AI는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위험(리스크) 관리와 빠른 팩터 전환 포착에 강점이 있다"며 "투자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건 이런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예측 불가능한 사건에서는 여전히 사람의 통찰력이 필요하다"며 'AI 만능론'은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문장은 또 "현장에서 가장 절실한 건 좋은 데이터와 합리적인 규제 환경"이라며 "감독당국이 설명 가능성 기준을 합리적으로 적용하고, 업계는 인재 양성과 실무 적용 사례를 쌓아간다면 AI는 자산운용 패러다임을 진짜로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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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