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할 줄 알았는데"…2차전지 ETF 쇼크
반등하던 K배터리 주가가 지난달 중순 이후 빠르게 뒷걸음질하고 있다. 한국 2차전지 업종의 기업가치 회복에 과감하게 베팅한 투자자의 손실도 커지고 있다. 반대로 중국 2차전지 산업 성장 또는 ‘K배터리 약세’에 베팅한 투자자는 고수익을 냈다. 증권가에선 국내 2차전지 업종이 반등 계기를 찾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1주일간 개인투자자는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319억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2차전지로 구성한 투자 종목들이 오를 경우 지렛대 효과로 더 큰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상품이다. ‘TIGER 미국S&P500’(525억원), ‘KODEX 200타겟위클리커버드콜’(323억원) 등 국내외 대표 ETF에 이어 세 번째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그러나 이 기간에 해당 ETF 주가가 15.67%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가 272억원을 순매수한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 또한 같은 기간 2.9% 하락했다. 구성 종목에 에코프로비엠 등 코스닥 2차전지주 비중이 작지 않아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 2차전지 종목이 급락하면서 과감하게 상승에 베팅한 투자자가 손실을 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2차전지 관련 ETF의 손실도 작지 않았다. 재무건전성 우려가 부각된 엘앤에프가 최근 열흘간 약 30% 급락하는 등 국내 2차전지주의 부진이 깊어진 탓이다. 같은 기간 전체 ETF 중 낙폭이 제일 큰 10개 상품(레버리지 제외)이 전부 국내 2차전지 ETF다. ‘TIGER 2차전지소재Fn’이 9.2% 하락했고, ‘KODEX2차전지핵심소재10’과 ‘BNK2차전지양극재’가 각각 9.18%, 9.14% 떨어졌다.
◇ 인버스·中 2차전지 ETF는 약진거꾸로 K배터리 약세에 베팅한 ‘인버스’ 상품 투자자는 높은 수익을 거뒀다. 최근 1주일간 ‘RISE 2차전지TOP10인버스(합성)’ 주가 상승률은 8.16%에 달했다. ‘ACE 골드선물레버리지’(10.25%), ‘PLUS K방산소부장’(8.9%) 등 최근 뜨거운 상품에 이어 수익률 3위에 올랐다. iSelect 2차전지 TOP10 지수의 흐름을 반대로 추종해 국내 2차전지주가 하락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 ETF다.
중국 전기차·2차전지에 투자하는 ETF 주가도 비교적 좋은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TIGER 차이나전기차레버리지(합성)’가 7.51% 올랐고, ‘KODEX 차이나2차전지MSCI(합성)’는 6.89% 상승했다.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도 3.83% 오름세를 보였다. 국내 기업과 비교해 중국 배터리 회사들의 성장세가 돋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중국 대표 배터리 기업인 CATL 주가는 최근 1년간 70% 가까이 상승했다. 최근 한 달로 범위를 좁혀도 15% 넘게 급등했다. 장기간 부진을 거듭하는 K배터리 기업과 대조적이다.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중국 전기차·2차전지에 투자하는 상품을 늘리고 있다. 한 운용사 ETF 담당 임원은 “운용사들이 중국 인공지능(AI)과 전기차 밸류체인을 주목하고 있다”며 “앞으로 중국 테크 관련 ETF의 상장이 지속해서 증가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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