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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퇴직연금 가입률 88%…그 뒤엔 NEST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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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퇴직연금 시장은 자동가입(automatic enrolment) 제도를 도입하면서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 제도가 없었다면 저축을 하지 않았을 수백만 명이 퇴직연금 투자자로 변모한 계기가 됐죠.”

영국의 대표 퇴직연금 수탁사인 피플스펜션의 댄 미쿨스키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인터뷰에서 자동가입 제도가 노후를 위한 장기 저축 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자동가입 제도가 도입된 때는 2012년이다. 나이(22세 이상)·연봉(1만파운드 이상) 등 일정한 법적 기준을 충족한 근로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자동으로 퇴직연금에 가입된다. 퇴직연금 가입률은 기하급수적으로 올랐다. 도입 첫해 55%이던 적격 근로자 가입률은 2023년 88%로 급등했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53%에 불과한 한국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비율이다.

영국 정부가 자동가입 제도를 고안한 것은 당시 주류였던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이 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DB형은 사전에 정한 퇴직급여를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구조다. 고용주가 퇴직연금 운용을 책임지는 셈이다. 미쿨스키스 CIO는 “수명이 길어지고 금리와 주식 수익률이 낮아지며 고용주 입장에선 DB형 연금을 유지하는 게 부담스러워졌다”고 설명했다.

이 제도로 퇴직연금 시장에 진입한 근로자들은 상당수 확정기여(DC)형, 그중에서도 ‘마스터트러스트’로 불리는 기금형 퇴직연금으로 유입됐다.

특히 정부가 설립한 마스터트러스트인 국가퇴직연금신탁(NEST)의 역할이 컸다. NEST는 자동가입 제도가 도입된 해(2012년) 설립됐다. 저소득·중소기업 근로자의 퇴직연금은 보통 NEST를 통해 운용된다. 실제 NEST에 퇴직연금을 위탁한 고용주의 98%는 근로자 수 50인 미만의 소규모 사업장이다. 정부가 보조금과 세 혜택을 제공하는 만큼 운용 수수료 역시 저렴한 편이다. 2015년 200만 명 수준이던 NEST 가입자는 2023년 1200만 명으로 뛰었다. 영국 퇴직연금 가입자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운용 수수료가 낮다고 수익률까지 떨어지는 건 아니다. NEST에 따르면 은퇴 시점을 2040년으로 잡은 펀드의 지난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7.3%였다. 가입자 대부분은 디폴트옵션인 은퇴 데이트 펀드(RDF·retirement date fund)로 운용된다. 국내·외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이다. 생애 주기에 따라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율이 조정되는 타깃데이트펀드(TDF)와 비슷하다. 가입 후 5년간은 기여금을 충분히 축적하는 데 집중한다. 이후 주식 비중을 높여 자산을 본격적으로 불린 뒤 은퇴 10년 전부터 채권 비중을 늘리는 구조다.

런던=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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