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韓증시 최대 규모 증자…증권가 "단기급락 불가피"
증권가(街)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에 일제히 "단기적으로 투심악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다만 목표주가는 엇갈렸다.
이지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1일 "연간 투자 목표액이 한 해에 2조원을 초과하지 않기에 연간 영업이익이 2조원을 상회하는 이익체력만으로 가능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존재한다"며 "이른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 확인을 통한 투자심리 회복이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날 이사회에서 유상증자를 통해 약 3조6000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다. 이는 국내 증시 사상 유상증자로는 최대 규모다. 조달 예정 자금 중 1조2000억원은 시설투자 자금으로, 2조4000억원은 타법인 취득 자금으로 쓴다.
이 연구원은 "중장기 사업의 지속성 측면에서 필수적인 선제 투자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며 "수주잔고 회전율이 4년6개월 수준임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기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자 규모, 15% 할인으로 주주부담 가중, 지주사 한화의 불확실한 참여 여부, 편안한 성장세에서 증자를 진행한 점 등은 아쉽다"며 "중장기 성장 흐름은 유지하겠지만 단기 급락은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변용진 iM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제시한 투자계획이 향후 5년이라는 기간을 감안하면 향후 유입될 현금에 더해 회사채 발행도 적정 규모로 병행했다면 유증 규모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높은 주가를 활용해 주주이익보단 부채비율 최소화, 이자비용 절감 등 회사 이익을 더 우선시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재호 DB금융투자 연구원도 "2년간 약 5조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가 전망되는데도 증자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우려는 높아질 수 있다"며 "약 13%의 주주가치 희석에 따른 단기적인 주가 조정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신규주주 입장에선 새로 진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변 연구원은 "주가 하락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기에 그동안 급등한 주가에 미처 반응하지 못한 신규 투자자에게는 다시 없을 진입 기회"라며 "여전히 코스피 내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보다 매력적인 종목을 찾기는 힘들다"고 했다.
증권가별 목표주가 방향도 엇갈리고 있다.
양형모 DS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탑티어가 되기 위해서 글로벌 방산, 조선해양 거점 확충이 필요한 한화 그룹의 미래 청사진은 머리로는 이해되지만 현재 유럽 방위비 증액은 사실상 러시아와의 군비 경쟁이라는 명분 하에 자국 내 재정 지출을 통한 경제 성장을 위함일 가능성이 크다"며 목표가를 92만원에서 75만원으로 내려잡았다.
반면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회사 현금흐름이 최근 급격히 개선됐고, 주가가 연초대비 121% 급등했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다"며 "하지만 방위산업 전반의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 급격한 상승, 시장의 이익추정치 상향, 보유 자회사 지분가치 급등(특히 한화오션)을 반영하면 증자를 감안해도 현재 주가 수준을 설명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64만원에서 72만5000원으로 상향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역시 목표주가를 70만원에서 82만원으로 높여 잡으며 "여전히 견고한 지상 방산 수주 전망과 앞으로 추진될 지역·제품 믹스(Mix·배합) 다각화를 고려할 때 자본 확충에 따른 잠재적 조정을 매수 기회로 여겨야 한다"고 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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