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블랙핑크 컴백 앞두고…잘나가던 엔터株에 무슨 일이 [종목+]
엔터테인먼트 기업들 주가가 이달 들어 주춤하고 있다. 대형 아티스트의 활동 재개와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콘텐츠 금지령) 해제에 대한 기대로 이어진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일부 엔터사가 지난해 시장의 높아진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는 실적을 거두면서 실망 매물이 쏟아진 가운데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도 식어가면서다. 다만 증권가에선 올해 주요 아티스트의 컴백이 예정된 만큼 실적 성장이 본격화하면서 주가도 재차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JYP엔터테인먼트는 전날 0.28% 내린 7만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12일 기준)에만 16.84% 빠졌다. 같은 기간 다른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하이브(–9.51%), 에스엠(–6.57%), 와이지엔터테인먼트(–0.95%) 등도 일제히 부진했다.
엔터주는 올해 들어 BTS(하이브)와 블랙핑크(YG엔터) 등 주요 아티스트의 활동 재개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를 받으며 상승세를 이어왔다. 여기에 더해 중국 정부가 이르면 오는 5월께 한한령을 풀 계획이란 기대도 투자심리를 자극했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상승세가 꺾이며 조정받고 있다. 그동안 가파르게 뛴 주가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게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특히 JYP엔터테인먼트가 시장의 높아진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는 실적을 기록한 점도, 이 같은 수요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69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 389억원을 밑돌았다.
안도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부터 엔터주가 조정받고 있는데 차익 실현 수요가 증가한 게 주요인"이라며 "주가가 저점 대비 평균 74% 오른 상황에서 최근 국내외 매크로(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돼 이를 회피하려는 수요가 자극됐을 것"이라고 봤다.
2017년부터 지속된 한한령이 해제될 것이란 기대도 점차 식어가고 있다. 중국과의 분위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투자심리가 형성됐지만 시점이 불투명해지면서다.
다만 올해 BTS 멤버 전원이 군 복무를 마치고 블랙핑크도 완전체 활동이 예정돼 있어 주요 엔터사의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3일 기준 하이브·에스엠·JYP·YG 등 엔터사 4곳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총 6801억원으로 전년(3818억원) 대비 78.13%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가에선 엔터주가 추가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오히려 이를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안 연구원은 "현재 주가 멀티플(기업가치 평가 배수)은 역사적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의 중하단에 위치해 부담이 없다"며 "전보다 아티스트 라인업별 활동 빈도가 촘촘해지고 규모가 커지면서 컨센서스가 상향될 여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신인들은 성공적으로 스타트를 끊었고 중국 본토 공연에 대한 기대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현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모멘텀(상승 동력) 소멸로 볼 수 있지만, 최근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이 중국 본토 지역에서 정식 개봉되기도 했다"며 "지난해 11월부터 K팝 아티스트의 팝업 스토어가 중국 본토에서 다수 진행되기도 하는 등 여전히 중국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짚었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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