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트럼프 압박에도 5연속 금리 동결···“경제 불확실성 여전히 높아”(종합)

투데이코리아 -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 사진=뉴시스
투데이코리아=서승리 기자 |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5회 연속 제자리에 머물게 됐다.
다만, 연준 이사 2명이 반대표를 던지는 등 내부적으로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이 나타나며,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내내 기준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4.25~4.5%로 동결했다.
이날 연준은 정책 금리 결정 배경으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다는 점과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을 강조했다.
정책결정문에서는 경제 전망에 대해 ‘불확실성은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음(diminished but remains elevated)’이라는 문구가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remains elevated)’로 변경됐다.
연준은 “최근 지표들이 상반기 경제활동의 성장세가 둔화됐음을 시사한다”며 “(미국) 실업률은 여전히 낮으며, 노동시장은 탄탄하지만,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이며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히 높다”고 전했다.
이번 금리 결정에서 투표권이 있는 FOMC 위원 12명 중 1명이 불참한 가운데, 찬성 9표와 반대 2표로 의견이 갈렸다. 금리 인하를 요구한 두명의 위원은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우먼 감독 부의장으로,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 당시 임명됐다.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 이사 2명 이상이 소수 의견을 제시한 것은 지난 1993년 12월 회의 이후 처음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을 향해 미국의 기준금리를 1%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며 압박해왔다. 국채 이자 부담 경감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시장 전망치를 웃돈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거론하며 파월 의장을 향해 “금리를 지금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나와 대부분의 위원은 제한적인 통화정책이 부적절하게 경제 발목을 잡고 있다고 보지 않으며, 완만하게 제한적인 정책이 적절하다고 본다”며 “우리는 9월 회의에 대해 어떠한 결정도 내리지 않았으며, 회의를 앞두고 우리가 얻는 모든 정보를 고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올해 대략 두 차례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연준의 매파적(hawkish)인 태도에 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아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금리 파생상품시장에서 예상하는 연준의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지난 29일 63%를 기록했으나, 30일 FOMC 이후 45%까지 떨어졌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이번 FOMC를 매파적으로 평가하며 기준금리 인하시점에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파월 의장은 관세 영향이 인플레이션에 충분히 반영될 때까지 정책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판단한다”며 “연준이 올해 금리를 동결, 관세영향으로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초 이후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BNP파리바도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에서 취업자수 증가보다 실업률의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야 금리 인하가 정당화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지만 향후 미국 실업률은 일정하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연준은 올해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 한국은행 전경. 사진=투데이코리아
한편, 연준이 5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 차이는 2.00%포인트로 유지됐다.
우리나라의 저성장을 고려하면 금리를 낮춰야하지만, 부동산 가격 문제와 미국과의 금리차 확대로 인한 환율 변동성 등이 변수로 존재한다. 아울러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큰 변수로 자리잡으며 한은의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오는 8월과 10월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추가 금리 인하 시기로 8월과 10월을 놓고 저울질 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진정되긴 했지만 집값은 하락도 아닌 상승세 축소며, 성장률 전망치도 종전보다 높아지는 상황에서 연준의 9월 인하를 보고 금리를 움직이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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