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진단] CJ ENM, 치열해지는 콘텐츠 전쟁서 차별화 전략은 ’글쎄’
![© Reuters. [기업진단] CJ ENM, 치열해지는 콘텐츠 전쟁서 차별화 전략은 '글쎄'](https://i-invdn-com.investing.com/news/LYNXNPEAB20CL_L.jpg)
이경후 CJ ENM (KQ:035760) 부사장. 사진=CJ ENM
[인포스탁데일리=김근화 기자] 정부가 문화정책의 일환으로 K-콘텐츠 창작 전과정을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CJ ENM(035760)의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한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CJ ENM의 주가는 종가기준 지난 5월 19일 5만3900원에서 지난달 24일 8만1800원까지 52% 증가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지난 30일 6만4200원으로 장을 마쳤다.
CJ ENM의 주가 하락세는 CJ오쇼핑으로의 흡수합병이 이뤄진 지난 2018년 7월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CJ ENM의 주가는 합병 기대감으로 인해 7월 13일 장중 29만4900원의 고점을 찍었으나, 벌려놓은 사업에서 기대한만큼의 수익이 나오지 않으면서 주가가 계속 빠지고 있다.
현재 CJ ENM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0.5배 수준으로, 보유자산에 비해 주가가 낮게 형성돼 있다. PBR이 1보다 낮다는 것은 당장 회사가 청산했을 때보다도 현재 주가가 싸다는 의미로,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는 의미다. 다만, 저PBR 종목의 투자 매력이 항상 높은 것은 아니다.
CJ ENM은 최근 3년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CJ ENM의 당기순손실 규모는 지난 2022년 1768억원에서 2023년 3968억원, 2024년 5808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로 인해 이익잉여금 역시 2022년 1조1803억원에서 지난해 3795억원으로 51%나 감소했다.
즉, PBR은 1배 미만이지만 주주환원 여력이 적은 것. 주주환원정책은 기업이 이익을 주주에게 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적자를 기록했을 때는 배당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CJ ENM 역시 적자전환한 지난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배당금을 지급하지 않았으며, 향후 자사주 소각 및 처분에 대한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 OTT 및 콘텐츠 제작 혁신 등 신사업 의지 강력…시장 반응은 냉랭
이러한 적자의 원인으로는 미디어플랫폼과 영화드라마 사업 부문의 변동성 및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CJ ENM은 ▲TV채널, OTT 플랫폼, 콘텐츠 유통 및 광고사업을 담당하는 미디어플랫폼 부문 ▲콘텐츠 제작 및 판매, 영화 제작 및 배급, 공연 기획 및 제작 등을 담당하는 영화·드라마 부문 ▲음반 및 음원 사업 등을 담당하는 음악 부문 ▲TV커머스 및 상품 기획 및 유통 등을 담당하는 커머스 부문 등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 경쟁력 강화와 테크 기반 콘텐츠 제작 혁신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미디어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미디어 사업은 콘텐츠 흥행 여부 및 TV광고·콘텐츠 시장 상황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양질의 콘텐츠 확보가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에 제작비, 판권 취득 등 매년 대규모 투자가 발생하게 된다.
자료=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24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주요 OTT 사업자별 오리지널 콘텐츠 수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는 각각 30개, 17개로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티빙과 웨이브는 19개, 5개로 전년 대비 감소했다. 방송광고 시장 위축 및 제작단가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 등으로 제작 수요가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CJ ENM은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계열사인 티빙의 글로벌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웨이브와 합병, 한국프로야구 중계권 획득 등을 추진해 왔으나 아직까지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에 티빙이 넷플릭스를 넘어서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야기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티빙과 웨이브 합병에도 기대되는 것이 별로 없다. 단순히 스포츠 콘텐츠만 가지고 소비자를 끌어당기기는 힘들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질"이라고 제언했다.
PwC컨설팅은 "CJ 등 주요 주주들은 티빙이 이미 국내 서비스만으로도 오랜 기간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해외 진출을 위한 추가적인 투자에 대해 부정적일 것이다. 다만, 이는 국내에서 진행해온 방식으로 해외로 나간다는 가정하에 성립되는 논리"라며 "넷플릭스와 같은 형태로의 공격적인 해외진출을 하기에는 이미 시기를 놓쳤고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근화 기자 [email protected]
-
등록일 19:34
-
등록일 19:34
-
등록일 19:33
-
등록일 1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