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가 촉발한 AI 패권 경쟁…韓 생존전략은?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12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중국의 딥시크 공습, AI 패권 경쟁 속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국회의원 스타트업 연구단체인 ‘유니콘팜’과 ‘플랫폼법정책학회’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효경 기자

미국과 중국을 둘러싼 인공지능(AI) 패권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가 차원의 전략과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12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중국의 딥시크 공습, AI 패권 경쟁 속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국회의원 스타트업 연구단체인 ‘유니콘팜’과 ‘플랫폼법정책학회’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국회 스타트업 연구모임 유니콘팜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I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경제, 외교, 안보 등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며 “한국의 AI 관련 투자가 부족했으나 이제 국가 차원의 전략적 지원과 육성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유니콘팜 공동대표)도 환영사에서 “AI 산업의 경쟁력은 곧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 짓는 핵심 요소”라며 “한국도 보다 체계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또 “투자 학대와 전력망 확충, 데이터 센터 구축 같은 인프라 지원책도 마련돼야 한다”면서 “국회 차원에서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도 퓨리오사AI·리벨리온 등 국내 스타트업의 성과를 언급하며 “하드웨어 인프라 측면에서 굉장히 고무적”이라며 “입법을 통해 스타트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택과 집중, 틈새시장 공략해야”

김상배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효경 기자

발제자로 나선 김상배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AI 패권 경쟁은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플랫폼, 규제, 외교·군비 경쟁이 복합적으로 얽힌 국제정치적 이슈”라며 “미국은 민간 중심의 개방형 전략을, 중국은 정부 주도의 AI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한국은 중견국으로서 균형 잡힌 AI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AI 국가 전략과 관련해서는 “한국은 기술과 관련해 많은 자원을 가지고 있는 나라가 아니”라며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AI분야에 특화된 모델을 개발해 특정 분야에 적용하는 등 틈새시장 공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AI 분야의 기본적인 특징은 첨단기술을 쫒아가지 않으면 어려운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기본적으로 기술 능력이라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지만 미국이나 중국 등과 대적하기에는 아직 어려움이 따르다 보니 제한된 부분에서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효경 기자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도 ‘초거대 인공지능 생태계 현황 분석과 대응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강 교수는 현 AI 정책의 한계로 선택과 집중의 부재를 꼽았다. 특히 전 분야에서 최고의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기술 중심적 접근이 아닌 플랫폼과 생태계에 초점을 맞춰 산업 연관 효과 극대화 집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AI 강국으로 가기 위한 플랫폼 전략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기름이 데이터라면 유전은 플랫폼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그는 “AI 시대의 도래는 기술 경쟁인 동시에 데이터와 플랫폼 주권의 경쟁”이라며 “한국이 디지털 강국으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데이터 거버넌스 확립과 플랫폼 전략을 국가 경쟁력의 중심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AI 스타트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국내 AI 데이터 및 클라우드 인프라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강 교수는 “AI를 잘 활용하는 나라는 단순히 우수한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을 넘어 플랫폼 생태계 전체를 구축하고 지배하는 나라”라며 “플랫폼은 사용자, 데이터, 서비스가 모이는 장으로 AI 기술도 이 안에서 돌아갈 때 비로소 가치와 영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생태계는 기업의 안전망…정책 마련돼야”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12일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중국의 딥시크 공습, AI 패권 경쟁 속 한국이 나아가야 할 길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국회의원 스타트업 연구단체인 ‘유니콘팜’과 ‘플랫폼법정책학회’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김효경 기자

종합 토론에서는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이 나서 AI 정책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최난설헌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투자는 활성화하되, 한쪽의 지배력이 다른 쪽에 영향을 줘서 (스타트업의) 진입이 어려워지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며 “경쟁이 이뤄져서 작은 기업들도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원 엘리스 그룹 대표는 “국내 AI 생태계 발전을 위해 전기료 및 네트워크 비용 상승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며 “국방·의료·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활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적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지예 잡플래닛 COO는 “현재 AI 시장에 많은 플레이어들이 존재하지만 생태계는 완성되지 않았다”며 “한 축을 차지하는 접근보다 작게라도 국가 생태계를 구성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가가 생태계를 가지고 있다는 건 그 시장에 있는 기업가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안전망”이라며 “이러한 안전망이 국가 단위 생태계의 진정한 가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