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롱하듯 대통령 코앞 '노쇼 사기'… 경호처 사칭 600만원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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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쇼 사기' 최근 용산 대통령실 일대 확산
경찰 적극 대응에도, 상반기 피해 1957건
기관 사칭 의심, 대리 구매 요구 거절해야
"우리 가게에서 대통령께서 식사하신 걸 모르더라고요. 처음엔 직원이 워낙 많으니 그럴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에서 대구탕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53)씨는 지난 5일 대통령 경호처에 근무한다는 김민수씨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경호처 직원 16명과 함께 식사를 하겠다는 예약 문의였다. 앞서 6월에 이 대통령이 식당을 방문한 적이 있어 박씨는 '음식이 입맛에 맞아 또 오시나보다' 생각했다. 그러나 요구 사항을 들을수록 수상쩍었다. "대통령께서 소주, 맥주를 못 드시니 300만 원 넘는 와인을 계좌이체로 먼저 대신 구매해 달라고 하더라고요." 의심을 품은 박씨는 주변 상점 여러 곳도 비슷한 연락을 받은 걸 확인해 사기를 당하지 않았다.
이른바 '노쇼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노쇼 사기는 지난해부터 시작됐는데 올해 들어 정부 기관 등을 사칭하는 수법이 유행이다. 6월 새 정부 출범 틈을 타 최근에는 대통령실 인근 상인들을 겨냥한 사기가 극성이다. 기관형 노쇼 사기 특별경보까지 발령한 경찰을 비웃듯 대통령 코 앞에서 대담하게 범행을 시도하는 것이다.
6월에만 상반기 노쇼 사기 40% 피해
사칭형 노쇼 사기는 2단계로 진행된다. ①특정 기관 관계자를 사칭해 대량 주문을 한 뒤 ②와인 등을 먼저 사서 준비해주면 식비와 함께 결제하겠다고 해놓고 와인 대금이 들어오면 잠적한다. 사기꾼들이 위조 신분증이나 공문서를 앞세우기 때문에 속기 쉽다. 용산구 먹자골목에서 민어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64)씨는 "평소에도 경호처 사람들이 자주 와 (노쇼 사기 전화를 받고) 의심 없이 새벽부터 민어를 손질했다"며 "와인값이 너무 비싸 대리 구매를 못 하겠다고 하니 예약을 취소하더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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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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