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수 대표 피습으로 인해 하루인베스트 사건만 부각됐지만, 실제로는 주범인 방준호에 대한 부실 수사가 발단이 돼 이 사건에 이르게 됐습니다.”
지난 8월 28일 서울남부지법에서 하루인베스트 대표 이형수씨가 63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은 50대 남성 강모씨로부터 흉기 피습을 당한 사건의 발단에 대해 금융사기 피해자 단체들은 이같이 판단했다.
방준호-하루인베스트 사건 피해자들은 23일 서울남부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과 검찰의 부실한 수사와 법원의 솜방망이 처벌을 강하게 규탄하며 방준호와 하루인베스트 공범들에 대한 엄격한 처벌을 촉구했다. 방준호-하루인베스트 피해자연합을 비롯한 금융사기없는세상, 금융피해자연대 등이 주최한 이번 기자회견에서는 피해자들의 절박한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루인베스트는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들의 코인을 대거 유치한 후, 방준호라는 인물이 대주주로 있는 B&S 홀딩스에 자산을 몰아 운용한 국내 예치 서비스 업체다. 이들은 약속된 수익을 지급하지 않고 1조원에 달하는 피해를 초래한 사기 사건의 핵심 가해자로 지목된다. 지난해 6월 ‘하루인베스트·델리오 연쇄 출금 중단 사태’ 이후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으나, 방씨에 대한 수사와 기소는 극히 일부에 그치고 있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방씨는 지난 8월 13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하루인베스트와 관련된 약 600억원 규모의 코인 사기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방씨가 하루인베스트로부터 받은 1조원 상당의 자산에 대한 수사가 미진한 상태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아직 기소되지 않은 1조원 규모의 코인 사기에 대해서는 경찰의 수사조차 미흡하며, 수사를 맡은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부에서 단 한 명의 인력만이 이 사건을 다루고 있다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고 전해졌다.
피해자들은 방준호뿐만 아니라 하루인베스트의 공범들도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들이 현재 보석으로 풀려나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현실에 분노했다. 이들 단체는 이 대표가 1만 6천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에게 1조 4천억원의 손해를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반성이나 피해 회복 노력 없이 변명만을 늘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해자들은 방준호의 사기 행위로 발생한 범죄 수익이 은닉됐을 가능성이 크며, 사기꾼들이 초호화 변호인단을 선임해 법적 다툼을 이어가는 동안 피해자들의 삶은 완전히 무너졌다고 호소했다. 또한 법원과 검찰은 피해자들의 기록 열람 신청조차 거부하며 부실 수사를 은폐하려 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피해자들은 “방준호에 대한 철저한 경찰과 검찰의 수사와 기소, 법원의 엄벌을 즉각 서둘러야 한다”며 “그리고 석방된 하루인베스트 공범들을 다시 구속하고 엄벌해야 한다. 또한 사기꾼들이 은닉한 자산을 찾아 피해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러한 피해자들의 바람을 무시한다면 피해자들의 분노는 법원과 검찰로 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