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기사례

교묘해지는 사기수법, 노후불안 악용한 '실버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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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령층의 재산을 노린 '실버 사냥꾼'이 기승이다./사진=미리캔버스


#. 부산에서 홀로 생활하는 70대 권영석(가명, 남) 씨는 지인의 권유로 무료 관광을 다녀왔다. 외로움이 컸던 권 씨는 노인 복지 상품으로 착각하고 여행에 나섰다. 여행 당일 20여명의 노인을 태운 관광버스는 약속한 관광지는 잠시 지날 뿐 건강식품 홍보관만 여러 곳을 돌았다. 아무 상품도 사지 않자, 버스기사는 물론 가이드도 권 씨를 압박하며 눈치를 줬다. 결국 권 씨는 필요하지도 않던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해야 했다. 


#. 70대 김혜자(가명, 여) 씨는 지난 1월 노인 공동체 사업조합 공공조합원으로 가입하면 원금보장과 함께 일자리 지원 및 매월 1.2%~1.8% 장려금을 지급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김 씨에게 안내된 인터넷 사이트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대한노인지원협회'라는 이름의 사이트로 보건복지부 마크와 행정 조직도, 기관 간행물이 게재돼 있었다. 김 씨는 의심없이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예탁금을 입금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장려금은 입금되지 않았고, 사이트는 폐쇄된 뒤였다.


#. 60대 정민철(가명, 남) 씨는 지인이 소개해 준 사람을 통해 가상자산 투자에 나섰지만, 1200만원을 모두 잃었다. 정 씨가 접촉한 A업체는 자신들이 유명대학 교수 및 대기업 출신으로 구성된 팀으로, 현재 개발한 기술을 통해 법정화폐를 빠르고 안전하게 가상자산으로 변환할 수 있는 페이먼트 기술을 보유했다고 정 씨에게 안내했다. 600만원 투자 시 매주 2회 10만원의 배당금 및 모집수당을 투자원금의 300%가 될 때까지 지급하기로 약정했지만, 모두 허위였다.


최근 고령층을 노린 이른바 '실버 사냥꾼'이 기승이다. 이들은 주로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삼아 노후 자금을 노리고 있다. 독거노인이 겪는 외로움, 생활고, 사회적 고립 등을 이용한 범죄가 대부분이다. 금융당국에서도 주의를 당부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예방책은 없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공기관을 사칭한 노인 일자리 지원과 예탁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유명 방송사를 사칭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가짜뉴스·영상물을 제작해 노인층을 현혹하고 있다. 또한 고령층을 대상으로 다단계 범죄도 여전히 기승이다.


대표적으로 유사수신 범죄다.


고령층 대상 유사수신은 금융당국의 인허가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투자금을 모집하고, 이율과 원금 보장을 약속하는 행위다. 정식 금융업체가 아니면서 이율을 남겨주는 자체가 불법이다.


실제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유사수신행위법 위반으로 경찰에 입건된 사건은 1428건으로 전년 대비 63% 증가했다. 특히 피해자 연령층은 61세 이상 연령층이 40%를 차지했다. 이어 51~60세가 30%로 뒤를 이었다.


정부도 피해 예방을 위해 2021년부터 경찰 및 금융위원회 등 6개 기관이 특별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피해 금액은 매년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령층이 불법투자에 취약한 가장 큰 요인은 '노후 준비 부족'이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은퇴한 가구를 대상으로 생활비 충당 정도를 조사한 결과 '노후 준비가 충분하지 않다'라고 응답한 비중이 57%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수명은 늘어나고 있는 반면, 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이른 은퇴로 인한 근로 수명이 단축되고 있다. 여기에 노후 소득 부족 및 물가 상승으로 현재 살림살이도 부족하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이에 소득이 부족한 고령층들 사이에서는 수익보장을 빙자한 투자는 현혹될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고령층일수록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아 불법 행위 구조의 실상을 인지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을 위험이 크다.


투자금 외에도 정보가 부족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불법 다단계도 여전하다. 무료관광을 빙자해 고령층의 이름, 주소를 알아내 무조건 집으로 제품을 배달하고 지로로 대금을 청구하거나, 호텔이나 상가 사무실 등 짧은 기간을 임대해 사은품을 미끼로 비싼 건강 제품을 강매하도록 하기도 한다.


고령층이 경험하는 금전적 피해는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젊은층에 비해 더 클 수 밖에 없다. 또 이와관련 피해 보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피해 발생 시 범죄자들에 대한 형사처벌 이외에 형사소송 절차 조차 접근하기 쉽지 않다. 이는 결국 금융피해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올해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이에따라 노인에 대한 사회 안전망 및 각종 사각지대가 심화하고 있다. 현재만 보더라도 노인 빈곤율, 노인 자살률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중이다.


아울러 이혼, 사별, 가족해체 등 독거노인이 덩달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체 노인 인구 중 독거노인 비율을 보면 2020년 19.8%(161만 가구), 2021년 20.6%(180만 가구), 2022년 21.4%(192만 가구), 2023년 21.8%(205만 가구), 2024년 22.1%(220만 가구)로 집계됐다.


독거노인은 다인 가구 노인 대비 경제, 건강 측면에서 모두 취약하다. 이들에게 발생하는 금전적 피해는 타격이 더 클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피해를 막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예방 밖에 없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정부·공공단체로 가장해 원금보장 및 고수익을 약속하며 투자금을 모집하는 사례가 성행하고 있다. 이같은 투자를 유도하는 경우 유사수신·사기 가능성을 의심해야 한다"며 "유튜브, 블로그,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조작된 허위 광고와 정보를 반복적으로 게시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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