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끌어 올린 연기금…외국인과 함께 담은 종목 보니 [한경우의 케이스스터디]
새해 들어 코스피 지수가 반등하며 2500선을 회복했다. 일등 공신은 연기금이다. 국민연금으로 대표되는 연기금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매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코스피가 상승세를 탈 가능성이 기대되고 있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 코스피는 2536.80에 거래를 마쳐 연초 이후 5.72% 상승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1974억원어치 순매수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6338억원어치와 6646억원어치를 팔았다.
기관 전체적으로는 순매도지만 나눠서 보면 연기금 등이 1조613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프로그램 매매 비중이 큰 금융투자가 1조6041억원어치 주식을 팔면서 연기금의 순매수를 상쇄했다. 금융투자의 대규모 순매도는 외국인의 1조3250억원 규모의 코스피200선물 순매도에서 비롯됐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의 대규모 순매수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장기투자 성격을 가진 연기금은 한국 주식을 낮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에서 매수하고 있는 것”이라며 “외국인과 연기금이 동시에 순매수하는 업종과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의 조언에 따라 한경닷컴은 에프앤가이드 데이터가이드 서비스를 활용해 연초 이후 연기금과 외국인이 동시에 순매수했고, 시가총액(24일 종가 기준) 대비 합산 순매수 비율이 큰 종목을 추렸다. 합산 순매수 규모가 시총의 1% 이상인 종목은 모두 29개다. 이 가운데 17개 종목의 주가가 연초 이후 20% 이상 상승했다. 주가가 하락한 종목은 4개뿐이었다.
카페24에 가장 큰돈이 몰렸다. 외국인이 351억원어치, 연기금이 1억원어치를 사들여 시가총액(9434억원)의 3.73%에 자금이 연초 이후 유입됐다. 같은 기간 주가는 14.75% 상승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카페24는 작년 6월 전 세계 최초로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 기능’을 출시했고, 현재 구글인터내셔널LLC가 지분 7.24%를 보유 중”이라고 설명했다.
접히는 디스플레이 보호필름을 만들면서 ‘폴더블폰 테마’에 포함된 세경하이테크 주식을 연기금은 37억원어치를, 외국인은 30억원어치를 각각 사들였다. 둘을 합치면 시가총액(2715억원)의 2.47% 규모다. 하지만 연초 이후 주가는 8.24% 하락했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폴더블 시장 확장과 유리 관련 사업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며 “세경하이테크와 베트남에 합작 법인을 설립할 중국 SEED는 이미 모토로라, 샤오미 등에 초박형유리(UTG)를 납품하는 경쟁력을 보유한 업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후공정(테스트 장비) 업체인 유니테스트와 로봇 테마주인 로보티즈에도 연기금과 외국인 자금이 고르게 유입됐다. 시가총액 대비 규모가 각각 2.13%와 2.01%이며,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은 64.96%, 61.72%에 달한다.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대형주 중에서는 이마트(이하 시총 대비 합산 순매수 규모 1.48%), HD현대건설기계(1.42%), LS에코에너지(1.41%), SK하이닉스(1.24%), 두산에너빌리티(1.2%), 대주전자재료(1.18%), 한화오션(1.12%), 일진전기(1.01%) 등이 연기금과 외국인이 동시에 순매수한 종목으로 꼽혔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피해가 예상되는 2차전지 테마에 포함된 대주전자재료가 눈길을 끈다. 실리콘음극재를 양산하는 회사다. 세계 1위 전기차업체인 테슬라의 모델Y 부분변경모델인 주니퍼에 대주전자재료가 생산한 실리콘음극재가 들어간 배터리가 탑재된다는 모멘텀에 연초 이후 주가가 38.1%나 올랐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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