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불체자 단속으로 공장 타격 불가피…LG엔솔 하락세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하락세를 타고 있다. 지난주 미국 정부의 대규모 불법체류자 단속 과정에서 소속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 약 300명이 구금당한 일로 당초 내년 초를 예상했던 공장 가동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부상한 까닭에서다.
LG에너지솔루션, 장 초반 '내리막'8일 장중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전 거래일 대비 0.73% 내린 34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0.17% 오른 3210.71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공을 들이고 있는 미국 배터리 공장 가동이 기존 예상 대비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4일 미국 정부의 대규모 불체자 단속 집중 타겟이 됐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은 조지아주 서배나에 있는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였다.
이번 일로 구금된 이들은 총 300여명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 소속 47명(한국 국적 46명·인도네시아 국적 1명), HL-GA 베터리회사 관련 설비 협력사 소속 인원 250여명 등이다.
전기차 30만대 분량 배터리셀 생산 공장…"일정 예상 어려워"LG에너지솔루션이 현대차와 함께 짓고 있는 배터리공장은 이미 약 6조원이 투입됐다. 미국 조지아주가 발표한 추가 투자액까지 합치면 전체 투자 규모가 9조원에 육박한다.
양사는 이 공장을 연간 약 30GWh, 전기차(EV) 약 30만대 분량의 배터리셀을 양산할 수 있는 규모로 건설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등은 이곳에서 생산한 전기차용 배터리셀을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부지 내 현대모비스로 옮겨 배터리팩으로 제작할 방침이다. 이들 배터리팩은 HMGMA와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 현대차그룹의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전량 공급된다.
이 공장은 당초 올해 연말께 공사를 마친 뒤 내년 초 배터리를 본격 양산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관련 직원들이 대거 단속을 받으면서 일정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게 업계와 금투업계의 예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공장은 건물은 완공에 가까워졌지만 설비는 완비까지 절반 수준이 남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관계사 직원들이 '막판 스퍼트'를 위해 대거 몰렸던 이유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재는 LG에너지솔루션 및 협력업체 직원들의 신속한 석방이 최우선"이라며 "공장 건설 일정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사 차질 불가피…수익 추정도 하향”증권가는 이번 일로 LG에너지솔루션의 현대차 합작 배터리 공장 가동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미 단속 대상이 된 엔지니어 등 핵심 인력들이 일단 귀국을 할 수 밖에 없어서다.
당장 대체 인력을 투입시키기도 어렵다. 공사 현장에서 불체자가 여럿 적발된 만큼 현장 파견을 위한 단기 출장용 비자에 제한을 받을 가능성도 있는 까닭에서다. 이 공장 등의 공사 기한을 맞추기 위해 ESTA로 조지아 서배너 지역에 유입되는 중소·중견 기업 소속 한국인들이 급증하면서 이미 ESTA로 두 번 이상 입국하려는 이들은 입국 거부 판정을 받은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 양산을 예정했던 공장의 공사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며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의 현대차그룹향 미국 판매량 추정치를 하향해야 하는 만큼 내년 수익 추정도 내려잡아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의 목표주가를 30만원으로 내려잡았다. 전 거래일 종가(34만3000원) 종가에 비하면 12.5% 낮다. 이날 장중가도 밑돈다.
선한결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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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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