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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여파로 '원화 실질가치' 급락…2년 3개우러만 최대 하락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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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uters.  비상계엄 여파로 '원화 실질가치' 급락…2년 3개우러만 최대 하락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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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경제=김교식 기자] 지난해 12월 발생한 비상계엄 사태로 인해 원화의 실질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국제결제은행(BIS)이 발표한 최신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가 전월 대비 급격히 떨어져 2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2023년 12월 말 기준 91.03으로, 전월 대비 1.99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0년을 100으로 설정한 기준점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실질실효환율은 한 국가의 화폐가 다른 국가들의 화폐와 비교해 실질적인 구매력을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지수가 100을 초과하면 기준 연도 대비 고평가된 것으로, 100 미만이면 저평가된 것으로 해석된다.

BIS 통계에 포함된 64개국 중 한국은 극심한 엔화 약세를 겪고 있는 일본(71.3)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절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한 달간의 변동폭(-1.99포인트)은 브라질(-3.94포인트)과 오스트레일리아(-2.37포인트)에 이어 전체 64개국 중 세 번째로 큰 폭이었다.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 변동폭은 2022년 9월 레고랜드 사태로 원·달러 환율이 1,440원대까지 상승했을 때의 하락폭(-2.92포인트) 이후 가장 큰 수치를 기록했다.

역사적으로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68.1,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78.7까지 하락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10월부터 2021년 7월까지는 100선을 상회하다가 이후 90 중반대를 유지해왔다.

최근 몇 년간 달러화의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의 동반 약세로 인해 원화 가치 하락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하반기에 95선 아래로 내려온 지수는 10~11월 93을 웃돌다가 12월 계엄 사태를 계기로 90 초반대까지 급락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3일 계엄 당일 밤 원·달러 환율이 1,442.0원까지 급등한 뒤, 19일에는 1,450원을 넘어서고 27일에는 1,486.7원까지 치솟은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분석된다.

2023년 12월 한 달간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의 가치 절하율은 -5.3%로, 전쟁 중인 러시아의 루블화(-6.4%)에 이어 주요 30개국 통화 중 두 번째로 큰 폭의 가치 하락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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