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35년 만에 처음으로 코발트 비축 추진

[더구루=김나윤 기자] 미국이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코발트 비축에 나선다. 핵심 전략 금속의 안정적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미 국방부 산하 국방군수국(DLA)은 이번주 공개한 입찰 문서에서 "향후 5년간 최대 7500톤의 코발트를 구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계약 규모는 최대 5억 달러(약 7000억원)에 달한다. DLA가 코발트 구매를 추진하는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이다.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의 주요 원료일 뿐 아니라 군수품과 항공기 제작에도 필수적이다. 코발트 기반 합금은 제트 엔진과 군사 장비에 사용되고 금속 자체는 항공기 플랩·랜딩기어용 자석 제조에도 활용된다.
현재 시세 기준으로 7500톤의 코발트 가치는 약 3억1300만달러(약 4390억원)에 달한다. DLA는 물자 구매를 위해 약 20억달러(약 2조8030억원) 규모의 예산을 보유하고 있다.
가격 보고기관 패스트마켓(Fastmarkets)에 따르면 DLA는 캐나다 발레(ValeSA), 일본 소미토모 금속광산(Sumitomo Metal Mining), 노르웨이 니켈베르크(Nikkelverk) 등 3곳의 생산업체로부터 합금 등급 코발트 공급 제안을 받고 있다. DLA는 공급업체에 5년간 고정가격 계약을 제시하도록 요구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합금 등급 금속은 코발트 시장의 작은 부분에 불과하지만 이번 조치가 가격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실제 코발트 가격은 중국의 수출 통제와 더불어 콩고민주공화국이 수출 제한을 단행한 이후 올해 들어서만 약 42% 급등했다.
블룸버그는 “미 국방부의 이번 결정은 코발트 시장에 대한 주요 개입이자 정부의 태도 변화를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이번 매입이 현실화될 경우 미국은 비(非)중국산 합금 등급 코발트 공급의 약 6분의 1을 차지하게 된다.
과거 DLA는 냉전 시절 축적한 전략 비축 물량을 1990년대와 2000년대 국방 예산 삭감 때문에 오히려 팔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핵심 금속 확보가 정치적 우선순위로 부상하면서 다시 구매자로 돌아서려는 것이다.
트럼프 이전 바이든 행정부 역시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2023년 말 미 의회는 새로운 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켜 DLA가 의회 승인 없이도 장기 구매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재량을 확대했고 연간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의 예산도 보장했다.
한편 중국은 코발트와 리튬, 니켈 등 배터리 금속 가공에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가식량전략비축관리국(NFSRA)을 통해 주요 광물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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