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사이트·투자사기'까지 발 넓힌 조직폭력단체…경찰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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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꾸려진 조직을 이어받아 현재는 폭력단체 활동 외에도 도박사이트나 투자사기 등 온라인 기반의 불법 사업까지 진출해 있는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단체 등의 구성·활동) 등 혐의로 조직원 39명을 검거해 이중 'A파' 행동대장 B씨 등 9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검거된 이들 외에 동남아 등 해외로 출국한 2명에 대해서는 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이 조직은 1983년 같은 중고등학교 출신들이 모여 꾸려졌다. 유흥업소 갈취 등의 범죄로 시작한 이 조직은 한 차례 전원 검거되며 사실상 와해했었다. 그러나 일부가 출소 후 세력을 다시 모으면서 1997년 이후 'A파'가 결성됐다. 1980년대 활동하던 이들이 자금을 지원해주며 점차 몸집을 불렸다.
2015년 이후로는 1980년대생이 주축이 됐다. 'A파'는 이들을 중심으로 폭력 단체로의 활동 외에도 도박사이트, 투자사기, 자금세탁 등 온라인 기반의 불법 사업으로도 발을 넓혔다. 유심 유통이나 도박사이트 운영 등 일명 '지하 경제형 사업'의 경우 조직 간부를 중심으로 필요한 조직원을 차출해 '프로젝트 조직'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올해 경찰에 다시금 덜미가 잡히며 조직이 와해했다. 행동대장 C씨는 1200억 도박사이트 운영 총책으로 검거된 뒤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현금 150억 원이 압수됐다. 또 다른 조직원은 전화금융사기 관련 10억 원 자금세탁 총책으로 경찰에 붙잡혀 법정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지하 경제형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면서도 폭력 단체로의 활동도 이어갔다. 서울 서남권 일대에 합숙소를 마련하고 신규 가입 조직원을 상대로 '조직 선배에 대한 복종', '조직에 대한 충성과 결속', '수사를 회피하기 위한 행동 요령' 등 20여 개의 행동 강령을 숙지시키며 조직폭력배를 양성했다.
B씨는 조직원 양성을 위해 숙소 운영비, 회식비, 조직원 보호를 위한 영치금과 합의금 등에 사용할 목적으로 조직 자금 1억1000만 원 상당을 모집했고, 다른 조직원들도 매달 20만~100만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이들은 조직원 다수가 동시에 수사 대상에 오른 경우, 수사 확대를 피하고자 조직원에게 은신처나 도피 자금을 제공했다.
양성된 조직원들은 해당 조직이나 다른 우호 조직 행사에서 도열하며 대외적으로 조직의 건재와 위세를 과시하고, 다른 폭력 조직과의 분쟁 상황에서 합숙소 내 갖춰진 흉기나 쇠 파이프, 야구방망이 등으로 무장한 비상 타격대를 운용했다. 흉기 사용법을 연습하며 합숙소 근처에 쌓아둔 생수통 더미를 흉기로 수차례 찌르기도 했다.
경찰은 "지능형 조직폭력배들이 행하는 도박장소개설죄, 자금세탁 등 개별 범죄는 해외나 온라인을 기반으로 행해지는 특성상 검거가 어렵고 선고형량이 무겁지 않기에 배후 조직에 대한 척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A파 조직폭력단체에 의해 자행된 개별범죄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할 예정"이라며 "조직폭력단체 및 그 범죄에 대한 첩보수집을 강화하고, 수사역량을 집중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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