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칼럼] 과학기술혁신펀드의 성공을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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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호 신한자산운용 특별자산운용실장 Beyond Ez-baro작년 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자금관리 시스템인 ‘통합 Ez-baro 시스템’ 2기 사업자 선정을 진행하며 후보 대상자인 시중은행에 다소 공격적인 아이디어를 설계하게 됐다. 통상적으로 요구되던 업무협조의 범주를 벗어나 선정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새롭게 조성될 과학기술혁신펀드에 대한 출자를 주요 조건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것은 최근 민관합동 펀드 조성을 통해 시장에 자금을 공급하는 트렌드를 반영한 조치다. 유사한 투자업무를 진행해 오던 은행들에게 있어 출자가 수반되는 도전적이면서도 투자업무로 연계해 나아갈 수 있는 매력적인 조건으로 받아들여졌다.
펀드의 형태는 모펀드를 설립하여 그 펀드에 선정된 은행들이 출자하는 구도이며 출자를 담당할 은행들은 펀드의 운영위원회 또는 전문위원회 등의 협의체에 참여하여 펀드 운용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모펀드 운용을 담당할 운용사는 오랜기간 정책금융관련 모펀드 운용을 해오던 한국성장금융, 당사, 한화자산운용, IBK자산운용 등 VC재간접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운용사들이 경쟁했고 최종 당사가 운용사로 선정됐다.
바야흐로 민간모펀드의 시대이러한 형태의 민관협업모델은 2022년 산업은행의 재정모펀드를 시작으로(정확히는 2021년 뉴딜펀드) 본격화 됐다. 국내 주요 정책출자기관들은 민과 관의 협업 모델인 민간모펀드의 서막을 올리게 됐다. 오랜기간 마중물 역할을 하며 모험자본시장을 견인해 오던 정부는 이제는 민간에서 그 바통을 이어받고 민간이 이끌고 정부가 미는 새로운 구도를 제시하였다. 일방적으로 정부에서 직접 지원하던 1세대에서 정부가 마중물 역할을 하며 민간이 부응하는 2세대로 그리고 이제는 민간이 모험자본시장의 확대와 발전의 중심에 서서 시장을 이끌어가는 3세대로의 변화와 진화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과학기술혁신펀드한 마디로 정리하면 과학기술혁신펀드의 목표는 ‘대한민국 연구개발(R&D)의 기술사업화’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기술사업화란 연구개발을 통해 확보한 기술을 시장성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로 전환하여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원천기술 및 응용기술을 개발하는 기술개발단계, 기술의 시장성 및 사업성 평가를 하는 기술평가단계, 개발된 기술을 라이센싱, 매매하는 기술이전단계, 마지막으로 제품화, 양산, 마케팅으로 이어지는 사업화 단계로 구성된다.
대한민국은 현재 글로벌 과학기술 강국 및 디지털 모범국가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 R&D 혁신 생태계 조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기술가치 향상-기술사업화-기술산업화-R&D 생태계 조성'으로 진화해 나아가는 것을 큰 방향성으로 그려 나아가고 있다. 해당 펀드는 신한은행 2500억, IBK 1800억원, 우리은행 660억 총 4960억원의 자금을 재원으로 4개년간 사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당사는 매년 운용사 선정 절차를 진행하고 총 1조원 이상의 자금을 조성해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모펀드를 통해 초기(AC·VC), 그로스, 글로벌, 혁신기술(AC, VC) 분야 등에 나누어 출자할 예정으로 다양한 VC 및 PE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결성목표규모는 타 펀드 대비 상대적으로 적게하고 반대로 앵커출자비율은 상대적으로 높여 선정된 GP들이 민간매칭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빠르게 펀드를 결성 후 자금수요가 있는 기업에 대한 조속한 투자를 유도하는 안에 대해 검토 중이다.
더욱더 커져가는 정책금융의 역할론과 더불어최근 금융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산업경쟁력 확보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멈춰 설 수 없는 필수과제다. 세계가 자국 산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한 정책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재정 투입대비 높은 효율성을 보일 수 있는 정책금융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고 피력했다. 정부 및 주무부처는 사실상 비상시국에 임하는 분위기로 쏟아 부을 수 있는 재원을 총동원하여 최대한 빠르게 현장에 공급 코자 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정부의 움직임에 있어 관건은 결국 민간에서의 호응과 부응일 것이다.
다만, 최근들어 전반적으로 경색되고 있는 VC에 대한 투자분위기와 특히나 위험가중자산(RWA) 등 위험자산에 대한 관리지표준수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어 모험자본에 대한 출자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어떤 중장기적 비전과 생태계에 참여하고 있는 이해관계인들의 열정이 맞물려 위축돼 있는 시장에 활기를 불러 일으킬 수 있을지는 커다란 숙제로 다가온다.
금번 조성 예정인 과학기술혁신펀드를 통해 민간에서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고, 직접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VC 및 PE들에게 새로운 자금 조달처로 대한민국 기술사업화, 기술산업화를 통해 생태계를 만들고 주도하길 기대한다. 또한 스타트업, 중소중견기업들에게도 가뭄속의 단비와 같은 펀드로 자리매김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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