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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칼럼] 깜깜이 미달러 속 꿈틀거리는 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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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센터장

추석 연휴를 보낸 사이 1400원선에 머물렀던 달러-원 환율이 1430원대로 올라섰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셧다운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자민당 선거에서 다카이치가 승리하며 차기 총리 자리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7년여 만에 다시 겪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더라도 역사상 워낙 흔했던 일이라 금융시장 충격은 크지 않지만, 과거 셧다운 평균일이 8일이라는 점에서 장기화에 대한 우려는 조금씩 커지고 있다. 그런데 통상적으로 셧다운이 길어질수록 미달러가 약세를 보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미달러 인덱스(DXY)가 99P를 넘어서는 상승세가 전개되고 있다는 점에서 다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사이 153엔대까지 엔화 환율이 훌쩍 올라버렸기 때문이다.

당초 도박 시장에서 고이즈미의 낙승을 예측했던 것과 달리 다카이치가 신승을 거두자 일본 증시가 급등하고 엔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급격한 포지션의 변경이 진행되었다. 그만큼 예상외의 결과로 받아들이는 한편, 다카이치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한꺼번에 녹아져 있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신임 총리는 고이즈미 후보에 비해 강경 우파로 평가받는 한편, 통화완화–재정확대 조합으로 아베노믹스를 승계하며 이시바 전임 총리와도 선을 긋고 있다. 만일 그녀가 일본의 역대 최장 총리 자리를 차지한 아베 신조의 재림이라면 엔화 환율의 상승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

실제로 아베 총리 2기를 시작한 2012년 12월 직전만 해도 80엔이었던 달러-엔 환율은 1년만에 100엔까지 치솟은 바 있다. 그리고 2014년 12월 아베 총리의 연임이 확정되자 2015년에는 다시 125엔으로 뛰어오르는 두 차례의 엔화 환율 급발진을 목도하였다. 아베가 집권한지 불과 3년만에 엔화 환율이 대략 60% 정도 올랐으니 다카이치 후보의 승리에 엔화가 약세로 반응하는 것은 크게 무리가 없을 듯하다. 물론 아베 총리가 쏘아 올린 3개 화살 중 마지막 화살인 ‘거시적 구조개혁’의 성공 여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지만, 적어도 ‘대담한 통화정책’과 ‘기동적 재정정책’의 조합은 집권 기간 내내 원활하게 작동하였고 결과적으로는 통화가치 절하와 주가 상승을 이끌어 냈다.

역사는 반복되는 경향도 있지만 그때와 분명 다르기도 하다. 아베 총리 집권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이 남아있는 가운데 유럽의 재정 위기로 전세계 경제가 취약한 상황이었고, 이로 인해 일본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디플레 위험에 빠져 있었기 때문에 공격적인 경기부양 정책과 BOJ의 대규모 양적완화의 당위성이 충만한 상태였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정부 부채는 GDP대비 약 260%까지 불어났었고, 특히 BOJ의 보유 자산은 GDP대비 5%에서 40% 내외로 급증하였다. 그리고 현재 일본 소비자물가는 3%를 넘나들며 이제 인플레를 걱정해야 하는 시기로 바뀌었다.

결국 일본 정부의 곳간과 BOJ의 유동성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실제 활용할 수 있는 카드는 2012년의 아베보다 현저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달러 강세를 그리 달가워하지 않고 연준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트럼프가 미국에서 노려보고 있다. 따라서 일본 내각 구성과 BOJ 회의 등을 앞두고 엔화에 동조한 원화 환율의 추가 상승 압력이 주기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을 한동안 열어 두더라도, 아베노믹스의 재탕 가능성과 현실적 실현 수위에 대해서는 보다 냉정하게 바라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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