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산업, 부동산 PF서 벗어나 혁신기업 투자 늘려야"
국내 대형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그동안 집중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에서 벗어나 혁신기업 투자를 크게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병운 NH투자증권 사장은 15일 금융투자협회와 자본시장연구원이 주최한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증권업계 역할 및 성장전략’ 세미나에서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산업은 이미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지만 금융의 구조는 여전히 과거의 부동산 PF 중심”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제도적 발판을 마련한 만큼 증권사는 부동산 PF에서 벗어나 혁신기업의 성장을 이끄는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3곳은 최근 종합금융투자계좌(IMA) 사업 인가를 신청했다. IMA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 허용한 제도다. 고객 자금을 증권사가 통합 운용해 수익을 나누도록 했다. 레버리지 한도가 300%로 자기자본 8조원 기준 24조원 규모 자금 운용이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연내 IMA 사업자 인가 심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부는 IMA 인가를 통해 부동산 투자 쏠림을 줄이고 모험자본 공급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윤 사장은 “성장자본인 모험자본 투자와 함께 석유화학 등 전통 산업에는 인수합병(M&A)과 구조조정 금융을 통한 사업 재편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기자본 8조원 미만의 증권사들은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받아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키움증권, 삼성증권,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하나증권은 4조원 이상 종투사 지정 및 발행어음 사업 인가를 신청했다. 4조원 이상 종투사는 발행어음 총자금의 25% 이상을 혁신기업 모험자본에 공급해야 한다. 증권사에 따라 제재 심의 등이 걸려 있어 심사 속도에 차이가 있지만 모험자본 활성화를 위해 연내에 심사가 마무리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중소형 증권사는 내년 3월 시행을 앞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사업자에 증권사도 포함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정부의 모험자본 확대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대형사 중심의 IMA·발행어음 경쟁에서 밀리면서 새 돌파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자산운용사와 벤처캐피털(VC)이 BDC의 운용 주체로 포함됐고 증권사는 제외됐다. 금투협은 향후 증권사도 운용 주체에 오를 것을 염두에 두고 증권사 대상 BDC TF를 꾸리고 있다.
서정학 IBK투자증권 사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약 800만 개 중소기업과 4만 개 벤처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은 종투사만으로 한계가 있다”며 “중기 특화 증권사가 함께해야만 세밀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했다.
맹진규/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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