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비중 절반까지 늘리자”...채권혼합형 ETF ‘리모델링’하는 운용사들

자산운용사들이 기존 채권혼합형 상장지수펀드(ETF)의 주식비중을 높이고 있다. 채권혼합형에 투자하면서도 기대 수익률을 높이려는 수요가 늘고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미국나스닥100채권혼합Fn’의 주식비중은 기존 30%에서 40%로, ‘TIGER 미국테크TOP10 채권혼합’의 주식 비중은 기존 40%에서 50%로 높일 예정이다. 비중 조절은 오는 31일부터 적용된다.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도 ‘ACE 미국S&P500채권혼합액티브’의 상품명을 ‘ACE 미국S&P500미국채혼합50액티브’로 변경하고, 주식 비중을 기존 30%에서 50%로 높인다고 공시했다. 지수 산출 변경 일정이 지연되면서 지난달 말로 예정된 일정이 미뤄졌지만, 다시 비중조절을 추진할 계획이다.
자산운용사들이 앞다퉈 채권혼합형 ETF의 주식비중을 끌어올리는 이유는 주식비중이 절반으로 높은 채권혼합형 ETF가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자산운용이 지난달 30일 내놓은 ‘1Q 미국나스닥100미국채혼합50액티브’는 상장 당일 전체 ETF 가운데 개인순매수 10위를 차지했다. 나스닥 지수와 미국 단기채에 절반씩 투자하는 상품이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2023년 11월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으로 채권혼합형에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최대 비중이 50%까지 늘었다”며 “이전에 출시돼 주식비중이 낮은 ETF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채권혼합형 ETF에 주목하는 건 퇴직연금 계좌에서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법상 퇴직연금에서는 안전자산에 최소 30%이상을 투자해야한다. 주식비중이 절반이하인 채권혼합형 상품은 안전자산으로 분류된다. 주식비중이 높은 채권혼합형 ETF를 안전자산 할당분에서 담으면 전체 계좌 내 주식 비중을 최대 85%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구조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주식과 채권을 동시에 투자하려는 중위험 중수익 추구 투자자와 연금계좌에서 주식비중을 최대로 끌어올리려는 공격형 투자자들이 채권혼합형 상품의 주요 수요층”이라며 “앞으로 기존 채권혼합형 ETF를 ‘리모델링’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수지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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