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이면 본전 뽑을 수 있다”…주가 40% 폭락 종목 뭐길래[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작년 영업익 1000억 육박계룡건설 몸값은 1751억 그쳐 “수익성 확보 사업 선별 수주스마트팜·데이터센터가 미래 먹거리”2분기 현금성 자산 5360억 눈길공사비 회수 지연 땐 유동성 악화 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이 5배(26일 기준 3.74배)도 안 된다. 작년 영업이익이 977억원인데 27일 시가총액은 1751억원(코스피 800위)에 불과하다. 2년 영업이익으로 시가총액을 넘을 수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대전 맹주이자 전국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1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계룡건설이다.
1970년 6·25 참전 예비역 육군 중령 출신인 故 이인구 명예회장(1932~2017)의 창업으로 역사가 시작됐다. 같은 해 1월 20일 건설업 면허 제410호를 취득하며 첫발을 내디뎠다. 창업 초기 공병 장교 출신인 이 명예회장의 인맥과 경력을 바탕으로 군부대 시설 및 관급 공사를 중심으로 성장했으며 1980년대에는 대전 중앙로 지하상가·서울 고덕지구 아파트 등 주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1989년 대전시 직할시 승격과 함께 둔산 신도시 조성과 대전엑스포 등 대규모 개발 사업에 참여했다. 1996년 1월 30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2003년에는 한국도로공사 산하 고속도로관리공단(현 KR산업·시공능력평가 57위)을 인수하며 그룹 체계로 전환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이후 해외로 활동 영역을 넓혔는데 하바롭스크 주택 개발을 시작으로 네팔·인도네시아·방글라데시·필리핀·베트남·캄보디아 등지서 다양한 해외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국내 주요 시공 사례로는 서울~세종고속도로, 강릉~제진 철도, 대전·대구 지하철, 한국은행 통합별관, EBS통합사옥, 서울식물원,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장, 대전한화생명볼파크 등이 있다. 최근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모듈러 주택인 행복도시 5-1생활권 L5BL를 비롯해 제로에너지 임대리츠 화성 동탄지구, 자율주행 시대에 대응한 스마트 휴게소인 안성 고삼 휴게소 등 미래 지향적 프로젝트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다. KR유통, 계룡산업, KR레저, KR스포츠, KR서비스 등의 계열사가 있다.
“스마트팜·모듈러주택·데이터센터 사업이 미래 먹거리”27일 회사 관계자는 “수익성 확보가 가능한 사업지를 대상으로 사전 분석을 통해 건설 프로젝트 선별 참여 예정이며, 정부 부동산 정책방향 및 국내경제 상황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당사 강점인 공공공사에 적극적인 참여와 기존 사업장 공사 및 안전 관리를 통한 원가관리, 분양사업장 관리를 통한 수익 확대에 주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신성장동력을 묻자 “스마트팜과 모듈러주택, 태양광 및 폐기물 사업, 데이터센터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해 건설업 변화에 발맞춰 미래 먹거리 만들기 위한 시도를 계속 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세종시에 도시형 모듈러 주택건설, 동탄과 세종에 친환경 건축기술인 액티브 및 패시브 요소를 적용한 제로에너지 조성 공사에 참여했고 민관협력형 도시재생리츠 1호사업인 천안 오룡경기장, LH 누구나집 1호 사업인 화성능동A1블럭 사업 등 새 도시재생 플랫폼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공뿐 아니라 운영과 주거서비스까지 참여하는 리츠 사업으로 사업 영토 확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계룡건설의 수익 모델은 공공공사(도로·철도 등 공공 프로젝트)·자체 시행사업·도시정비사업·민간 도급사업(병원·물류시설)·임대 운영사업이 있다.
건설 업황 악화로 영업이익은 4년 만에 44% 감소최근 5년간 몸집은 불렸지만 이익의 질은 후퇴하고 있다. 2020년 매출 2조2000억원, 영업이익 1748억원에서 작년 매출 3조1694억원, 영업이익 977억원으로 4년 만에 각각 44.06% 증가·44.11%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 1조4027억원, 영업이익 801억원으로 순항 중이다. 영업이익률도 작년 2분기 2.73%에서 6.68%로 수익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는 모양새다.총 주식 수는 893만907주로 이승찬 회장(지분 22.86%) 외 특수관계인 13인이 지분 38.33%를 보유했다. 자사주 0.82%, 외국인 6.12%로 유통 물량은 사실상 55% 정도다. 2분기 현금성 자산 5360억원, 유형자산 2894억원 있다.

다만 시행사 중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에서 시공사가 책임준공 및 대위변제 의무를 부담할 가능성이 크고 미분양 또는 사업 지연 등으로 공사비 회수 지연과 유동성 악화 위험은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한다. 특히 현장 안전사고 발생 시 직·간접적 비용(공사 중단, 벌금) 증가 가능성과 공동사업 시 연대 책임으로 사고 발생 시 계룡건설 책임 부담이 커진다. 원자재 가격 변동과 금리 상승, 규제 강화 등 외부 요인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행정수도 이전 공약으로 올 4월 23일 주가가 3만1750원까지 치솟았다. 단기간에 이뤄지는 정책이 아닌 만큼 현재 주가는 연고점 대비 38.24% 하락했다.

주가 부양책을 묻자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소각 등 다양한 주주환원책을 검토하겠지만 지속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 확보도 절실한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어 “기관투자가, 애널리스트 대상 IR 활동을 강화해 경영 성과와 중장기 투자계획 등을 투명하게 공유해 점진적인 주가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1주당 배당금은 2020년 600원에서 작년 400원으로 줄었다. 다만 같은 기간 배당수익률은 2.14%에서 3.10%로 높아졌다.

독립리서치를 운영하는 이재모 아리스(ARIS) 대표는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국내 대표 중견 건설사인 계룡건설은 주택 건설, 토목공사 등 기본 설계부터 건축·분양 업무까지 총괄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주요 아파트 브랜드 리슈빌은 인지도가 조금 약한 편이라 이미지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3년간 평균 영업이익 1100억원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인 실적이 돋보이며 올해 영업이익률과 당기순이익률이 개선되는 게 긍정적이다”고 했다. 특히 “순이익률이 올라오면서 반기에만 420억원을 기록하는 등 올해 순이익 측면에서는 최근 3년 사이 최대 실적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조언했다. 그는 “최근 실적 추정치 기준 순이익 837억원이 전망되는데 건설사 평균 PER(주가수익비율) 5배 수준을 고려했을 때 적정주가는 4만9000원 이상이다”고 주장했다. 현 주가 대비 149.87% 상승 여력이 있는 셈이다. 단, 건설업종은 증시에서 소외되어 있는 만큼 긴 호흡으로 봐야 한다.
윤현주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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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09:54